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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아파트 분양 회사를 인수합병한 회사도 기존에 분양된 아파트의 하자보수 부분에 대해 50%의 손해배상 책임을 가진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정영호)는 광주 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가 A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A 건설사는 7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 지난 2013년 12월 아파트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후 B 건설사는 A 건설사를 흡수·합병하면서 분양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22년 감정에서 공용부분 방화문은 50%, 전유 부분 방화문은 75%가 각각 내화시험 불합격 처분을 받았다.
B 건설사는 준공일 기준 8년이 넘은 방화문을 표본으로 선정해 성능시험이 이뤄졌기 때문에 방화문 하자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방화문의 성능시험은 원고와 피고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시험대상을 선정한 것으로 보이고 시험체가 옮겨지는 과정에서 충격이나 손상을 입게 됐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기 어렵다"며 "아파트에 설치된 방화문이 법령에서 정한 내화성능에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으므로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아파트에 설치된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에 예비전원장치가 시공되지 않은 점도 하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파트 공용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권은 세대별 각 구분소유자에게 귀속되기에 피고는 채권양도가 이뤄진 범위 내에서만 원고에게 아파트에 관한 하자보수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해야 할 하자보수 손해배상액은 공평의 원칙에 따라 5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