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씨 측 “잘못 인정…봉사활동 등 참작 선처 바라”
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축구선수 황의조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불법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32) 씨에 대해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황씨는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된 이후 줄곧 “합의 후에 촬영했다”고 주장·진술해왔지만 법정에 와서는 불법촬영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16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황씨에 대한 첫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황씨측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도 동의하면서 공방없이 곧바로 결심까지 이어졌다.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촬영물 유포로 피해자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됐다”며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해왔는데도 자백에 이르게 된 과정도 의문”이라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12월 18일 내려질 예정이다.
검은 수트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황씨는 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검찰이 구형을 한 뒤에는 눈물을 참으며 얼굴을 수차례 쓸어내리기도 했다. 황씨는 “피해자분들과 모든 축구팬들에게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잘못된 처신으로 실망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황씨는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피해자 A씨의 동의를 받지 않고 성관계 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B씨와 영상통화 중 나체 상태의 피해자 모습을 촬영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영상을 SNS에 유포한 황 씨의 형수 이모씨는 징역 3년이 확정됐다.
황씨 측은 “수사단계에서 억울한 마음에 범죄 사실을 다툰 것은 사실이지만 본건 단계에 이르러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상당한 금액을 기부했고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며 “잘못한 사실을 부인할 수 없으나 피해자 1명과 합의하는 등 정상관계가 존재한다. 향후 피고인이 축구선수로서 복귀할 수 있도록 선처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자리에는 성관계 영상 유포 피해자 A씨의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도 출석했다. 이 변호사는 “황의조가 재판장에게는 사죄하고 반성하는지 몰라도 이것이 피해자를 위한 후회인지 모르겠다”며 “선처를 받기 위한 제스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불법촬영 다수의 피해가 A씨에 관한 것이었고, 피해자는 절대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며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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