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프라이스의 스누가 스윙. |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5명의 아기 목숨을 빼앗은 미국 유아용품 제조사 피셔프라이스의 영아용 바운서 '스누가 스윙'(Snuga Swings)이 질식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리콜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와 피셔 프라이스는 지난 10일 스누가 스윙 200만개를 리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스누가 스윙에서 잠을 자던 영아가 잇따라 사망하는 등 질식 위험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2010년 이후 미국에서만 210만개 이상 판매됐고, 캐나다(9만9000개)와 멕시코(500개) 등에서도 팔려나갔다. 국내에서도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리콜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22년 해당 제품에서 잠자던 생후 1∼3개월 사이 아기 5명이 목숨을 잃었다.
CPSC는 이 제품은 절대로 수면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깨어있는 시간에 사용하더라도 추가 침구류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담요 등 다른 침구류를 추가해 사용할 경우 머리 받침과 시트 패드의 지지대가 질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CPSC의 리처드 트럼카 주니어 위원은 별도 성명을 통해 "이번 리콜은 실패할 운명이며 많은 아기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부모에게 지금 당장 수면용으로 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만으로는 제품을 없애는 것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 위험한 제품은 리콜 이후에도 집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명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160달러(약 22만원)에 판매됐지만 피셔프라이스는 리콜 시 소비자들에게 25달러(약 3만4000원)를 환불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트럼카 위원은 "돈을 아끼기 위한 피셔프라이스의 위험한 접근법이 아기들을 계속해서 위험에 노출 시킬 것"이라며 "사람보다 이익을 우선시한 끔찍한 사례"라고 비난했다. 이어 소비자들에게 해당 제품을 당장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그의 주장은 CPSC의 공식 견해는 아니며, 피셔프라이스의 모회사 마텔도 이와 관련한 언급은 피했다.
피셔프라이스는 최근 몇 년간 유아용 바운서 제품 등에 대한 잇따른 리콜에 직면해왔다. 2019년에는 다른 요람 제품인 '로큰플레이'(Rock'n Play)'가 질식사고 등을 이유로 리콜된 바 있다. 2022년에도 '로커스'(Rockers)에서 아기를 재우지 말라는 주의보가 내려졌다.
CPSC는 아기들은 유아용 침대처럼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에 등을 대고 자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권고했다. 미국 소아학회도 기울어진 자세로 잠을 자는 것은 아기가 떨어지거나 기도가 막힐 수 있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의회도 2022년 '아기 안전 수면법'(Safe Sleep for Babies Act)을 토대로 유아용 경사 침대를 제조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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