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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피해자 신원공개한 교수, 징역 1년·집유 2년 확정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1심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2심서 형량 가중…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대법서 판결 확정
민사책임도…3000만원 배상 확정
대법원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SNS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한 혐의를 받은 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성폭력처벌법상 비밀준수 의무를 어긴 혐의를 받은 김 전 교수에게 이같이 판시했다. 대법원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을 수긍하며 확정했다.

김 전 교수는 2020년 12월, 자신의 SNS에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A씨가 박 전 시장에게 쓴 편지 3통을 올렸다. “어떻게 읽히시느냐. 4년간 지속적 성추행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쓴 글”이란 글과 함께였다. 당시 이 편지엔 A씨의 실명이 드러나 있었고,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김 전 교수는 A씨의 이름을 가렸다. 사과 글도 올렸다. 다음 날 A씨 측은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동의 없이 공개했다”며 경찰에 김 교수를 고소했다. 성폭력처벌법은 “누구든지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등 인적사항·사진 등을 동의 없이 공개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과정에선 김 전 교수도 혐의를 인정했다. 1심을 맡은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장민경 판사는 2022년 8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과 함께 이같이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김 전 교수)의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할 때 게시물의 전파력과 파급력이 클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이 기재된 글을 게재해 실명 공개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양형의 이유로 “피해자가 2차 가해를 호소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1심 판결 직후 김 전 교수는 “전혀 고의가 없는 우발적 사건이었다”고 반박했다.

2심 재판 과정에서 김 전 교수는 태도를 바꿔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시력이 좋지 않아 편지 파일에 있는 피해자의 이름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 사건 피해자는 성폭력처벌법에서 규정하는 ‘피해자’가 아니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형량이 늘었다.

2심을 맡은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1부(장찬 김창현 소병석)는 지난 1월, 김 전 교수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시력이 좋지 않아 피해자의 이름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피고인은 평소에도 SNS에 많은 글을 올렸고, 대학 교수로 일상생활을 영위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성폭력처벌법상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정한 박 전 시장의 행위가 성폭력범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고, 박 전 시장도 사망하기 직전에 일부 특보 등에게 잘못을 시인하는 듯한 진술을 했다”고 판단했다.

형량을 올린 이유에 대해선 “피해자가 망인의 지지자들로부터 무차별적인 욕설과 비난을 받아 결국 개명하기에 이르렀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2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확정했다.

한편 김 전 교수는 형사 책임과 별개로 민사 책임도 지게 됐다. 피해자에게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로 3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지난 7월에 확정됐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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