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방법원. [사진=김영철 기자/yckim6452@]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PC방에서 게임 도중 “조용히 해달라”고 항의한 다른 손님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4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주변 손님들의 제지로 피해자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동식)는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A 씨(48)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8일 오후 8 40분쯤 서울 강북구에 있는 한 PC방에서 맞은편 손님 B씨(25)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당시 피해 상황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건 당시 A씨가 30분 넘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하며 게임을 하자 참다 못한 B씨가 “조용히 해달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B씨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사과하러 갈 테니 가만히 계시라”고 답변하더니, 지인과 전화 통화를 하며 “나는 내일 일을 못 나갈 것 같으니까 그렇게 알아달라”고 했다. 이어 B씨에게 달려와 “죽여버리겠다”며 흉기로 피해자의 목과 배를 찔렀다.

사건 당시 주변에 있던 손님들이 A씨를 제압하면서 B씨는 목숨을 구했다. B씨는 자신의 피해 상황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나보다 체급이 작아서 바로 흉기 든 손목 잡고 사람들한테 도와달라고 해서 잡았다”고 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B씨에게 겁을 줄 생각으로 허공에 흉기를 휘둘렀다. B씨가 제지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목을 찔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기습적으로 달려들며 흉기를 휘둘렀고 B씨는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고서야 비로소 대항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며 “A씨가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러 차례나 목과 복부를 찔렀는데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관들이 있어 과다 출혈이나 장기 손상으로 사망에 이를 위험성이 크다는 것은 의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A씨는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 경위와 수법, 도구의 위험성, 피해 부위와 정도 등에 비춰 죄책이 무거운 점과 피해자는 귀 뒤쪽 열상을 입고 안면 신경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보이는 점, 정신적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점, 살인은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써 비록 미수에 그쳤더라도 엄벌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