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이어진 8월 1일 오전 경북 고령군 다산면 한 농경지에서 농민이 고추 수확 중 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올여름 열사병, 열탈진 등으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와 그에 따른 사망자가 2018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9월 30일 약 500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총 3704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1.4% 늘어난 수치로,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던 2018년(4526명)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전체 온열질환자 중에서는 남자가 2908명으로, 78.5%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716명(19.3%)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60대(678명), 40대(538명), 30대(478명) 등의 순이었다.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30.4%를 차지했고, 인구 10만명당 신고 환자 수는 80대 이상 고령층(15.4명)에서 가장 많았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8월 1일 오후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한 상인이 선풍기 바람을 쐬며 더위를 달래고 있다. [연합] |
기간별로 보면 전체 온열질환자의 28.2%(1045명)가 8월 초순에 발생했다. 사망자도 8월 초순에 집중돼,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15명이 숨을 거뒀다. 8월 초순의 평균 최고 기온은 33.6도로, 지난해보다 대비 1.2도나 높았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2060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열사병(732명)과 열경련(556명), 열실신(302명) 환자도 많았다.
지역별로는 경기(767명), 전남(407명), 경남(377명), 경북(290명), 충남(244명) 순으로 환자가 많이 나왔다.
질환 발생 장소는 실외(2914명)가 실내(790명)의 3.7배나 됐다. 환자 직업을 보면 단순 노무 종사자가 947명(25.6%)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그늘에서 한 시민이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임세준 기자 |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도 34명으로 지난해(32명)보다 6.3% 증가했다. 사망자 수도 2018년(48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남성이 20명, 여성이 14명이었다.
60대 미만 사망자가 11명 발생해 전년(5명) 대비 120% 급증했다. 60대 이상 고령 사망자는 23명으로 전년(27명)보다 14.8% 줄었다. 80세 이상 사망자(10명)가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실외에서 사망한 경우(28명)가 대부분이었고, 사망자의 추정 사인의 94.1%는 열사병이었다.
지역 별로는 경남(6명)에서 가장 사망자가 많이 나왔고, 이어 충남·전남·경북(각 5명), 서울·경기·강원(각 2명) 순이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기후 민감 집단의 장소·상황별 맞춤형 예방 수칙을 세분화해 안내하는 등 폭염에 따른 국민의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