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계 스마트도시의 혁심 플랫폼 될 터”
서울 코엑스에서 10~12일 열리는 서울스마트라이프위크에서 방문객이 바둑로봇과 바둑을 두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판 CES’를 표방하는 서울스마트라이프위크(SLW)가 10일 개막해 12일까지 열린다.
‘사람 중심의 기술, 더 나은 삶으로 연결하다’를 주제로 사흘간 열리는 이 행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CES(국제가전박람회) 같은 행사를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치러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올해 1월 방미, CES를 둘러본 뒤 한국판 CES를 구상하고 약 9개월 간의 준비 끝에 제1회 SLW를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처음 치러지는 행사지만, 72개국 115개 도시가 참가한다.
첨단 미래 기술의 향연이 펼쳐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와 비교하면, SLW는 슬로건 그대로 인간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차별화한다.
오 시장은 올 1월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에서 열린 ‘서울 이노베이션 포럼 2024’에 참석해 서울에서 열릴 SLW의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오 시장은 “언제까지 CES를 쫓아다니며 이런 행사를 해야 하나”면서 “서울에서도 시작해야 하는 단계가 온 것 아닌가. 서울에서 열릴 SLW를 CES 같은 행사로 만들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10일 개막식 기조연사로 나선 오 시장은 기술 발전의 지향점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서울이 지향하는 스마트도시는 차갑고 기계적인 최첨단 도시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기술은 보이지 않지만 사람을 이어주는 온기와 휴머니즘이 넘치는 도시”라고 말했다.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LW 개막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 |
▶사람을 위한 기술에 방점 “온기와 휴머니즘이 넘치는 도시”=이어 중요한 것은 누구도 기술에서 소외돼선 안 된다는 점이며 “약자와의 동행은 스마트도시가 가야 할 길이고, 스마트도시이기에 갈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가 꿈꾸는 스마트도시는 모든 사람이 디지털의 혜택을 누리고 함께 성장하는 동행 공동체”라고 말했다.
또 반려로봇, 서울런, 손목닥터9988, 자율주행버스 등 서울의 대표적인 스마트 기술 정책을 소개하며 “서울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스마트도시”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시민 행복과 안전, 편리함과 즐거움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그 다음에 이를 가능하게 하고 지원하는 기술을 찾아야 한다”며 “이것이 정부와 기업, 학계가 협력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일 동안 열리는 스마트라이프위크에서 AI(인공지능)와 모빌리티, UAM(도심항공교통), 로봇, 스마트홈, 헬스케어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체험하며 시민 행복을 높이기 위해 기술을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을지 탐구해보시기를 바란다”고 말을 이었다.
오 시장은 매년 개최될 스마트라이프위크가 글로벌 디지털과 AI 전환을 선도하고 다양한 협력을 촉진하는 행사로 발전하길 희망했다. 이와 함께 “서울이 세계 스마트도시의 혁신 플랫폼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 시장과 해외 시장단은 이후 함께 전시관을 둘러보며 로봇 등 첨단기술을 체험했다.
SLW에서는 국내외 147개 혁신 기업이 전시관에서 혁신 기술을 선보인다.
전시관은 사람 중심의 미래도시를 체험하는 ‘쇼룸’과 혁신기업 중심의 ‘기업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쇼룸은 일상 속 로봇, 주거의 변화, 도로의 혁신, 이동의 미래, 찾아가는 복지, 안전한 환경 등 12개 주제로 구성됐다.
현대자동차·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 등 49개 기업이 미래도시의 첨단기술을 체험하는 콘셉트 공간을 조성했다.
LG전자는 주방과 거실, 침실 등 실제 집처럼 꾸며진 ‘주거의 변화’ 전시 존에서 AI 가전으로 구축한 스마트홈을 선보였다.
서울 코엑스에서 10~12일 열리는 SLW에서 차체 상부 등을 교체할 수 있는 기술인 이지 스왑 관련 제품이 전시돼 있다. [연합] |
서울 코엑스에서 10~12일 열리는 SLW에 도심항공교통(UAM) 기체가 전시돼 있다.[연합] |
▶현대차, 삼성전자 등 49개 기업 대규모 전시관 구성, 147개 혁신기업도 참여=현대자동차는 ‘도로의 혁신’ 분야에서 탑승자의 신체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바뀌는 자율주행·AI 기술 기반의 ‘어댑티브 시트’와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을 소개하는 체험 공간을 준비했다.
‘찾아가는 복지’ 쇼룸에서는 돌봄 로봇과 바둑 로봇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로보티즈·에이로봇·가보테크 등 로보틱스·사물인터넷(IoT) 첨단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국내 기업과 호서대·숙명여대 등 교육기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연구기관도 쇼룸을 꾸몄다.
기업전시관에는 약자동행·혁신기술·관광·모빌리티 등 4개 분야 98개 혁신기업이 참여했다.
행사 첫날인 10일에는 세계 도시시장들의 스마트도시 비전과 경험을 공유하는 ‘메이어스(Mayors·시장) 포럼’과 서울 스마트도시상의 우수 수상 사례를 공유하는 ‘스마트도시 성과공유 컨퍼런스’가 열렸다.
메이어스 포럼은 ‘다 함께 만들어 가는 미래 스마트도시’를 주제로 국내외 33개 도시 시장단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환영사에서 “스마트도시의 성공은 도시 정부의 비전과 리더십에 달려있다”며 “오늘 포럼에서 논의할 스마트도시의 미래는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도시가 독창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의 경험과 자원을 공유하며 협력할 때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럼은 파이살 빈 압둘라지즈 빈 아이야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시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마이무나 모드 샤리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장, 매튜 헤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부시장의 정책 발표로 이어졌다.
▶10일 스마트도시상 시상식, 11일 서울 빅데이터 국제포럼, 12일 넥스트 리더포럼 개최=11일에는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서울 빅데이터 국제포럼’이 종일 열렸다. 또 국내외 스마트도시 최고디지털책임자(CDO)가 모여 사례를 공유하는 ‘글로벌 CDO 포럼’, 사람중심 첨단기술을 활용한 사례와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스마트 라이프 컨퍼런스’가 각각 열렸다.
마지막날인 12일에는 SLW 서포터즈로 활동 중인 경희대와 숙명여대 학생들과 글로벌 도시 정상이 교류하는 ‘넥스트 리더포럼’, 광운대·국민대 등 5개 대학 학생들과 스마트시티 전문가가 토론하는 ‘WeGO 스마트시티 챔피언즈’가 진행된다.
한편, 국내외 도시 시장 등 150명이 참여한 가운데 사람 중심, 기술 혁신 등 총 21개 분야에 대해 ‘서울 스마트도시상’ 시상식이 10일 SLW 메인무대에서 열렸다.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위고)가 수여하는 제2회 서울 스마트도시상 금상에는 필리핀 바기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가 선정됐다.
필리핀 바기오는 ‘사람 중심’ 부문,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는 ‘기술 혁신’ 부문에서 각각 수상했다.
올해 서울 스마트도시상 시상식에는 58개국 123개 도시에서 216건의 지원서를 접수했다.
서울 스마트도시상은 서울시가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와 함께 시정철학인 ‘약자와의 동행’ 가치를 담아 도시 양극화 문제 해소와 포용적 성장을 촉진하는 미래 스마트도시 비전을 전 세계에 확산하고자 2022년 9월 제정했다. 지난해 제1회 서울 스마트도시상 시상식을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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