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사고 가해차량 운전자 차모 씨가 지난 7월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7월 사망자 9명을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차모(68)씨가 법정에서도 '페달을 밟지 않았는데도 차가 가속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차씨의 변호인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치상)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사건 당시 피고인은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다른 원인으로 차가 가속했고, 제동 페달을 밟았음에도 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소사실과 같이 역주행하고 경적을 울리는 등 사전 조처를 하지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도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아울러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사고 차량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차량 제조사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추가 사실조회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과수 직원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 위해 내달 13일 공판을 한차례 더 열기로 했다.
이날 차씨는 녹색 수의 차림으로 구치감에서 나와 재판 내내 무표정하게 있었다.
재판부가 직업을 묻자 "버스 기사였습니다"라고 또렷이 말했다.
차씨는 지난 7월1일 오후 9 26분께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빠져나오다가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건 직후 줄곧 차량 급발진을 주장해왔으나 검찰은 가속페달을 잘못 밟아 낸 사고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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