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함부로 행정과 정치가 손 대서는 안되는 영역”
소설 '채식주의자'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강유정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문학평론가 출신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에 대해 박근혜 정권 때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가였다고 언급했다.
강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 마침내”라며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감격해 했다.
국정감사 도중 수상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강 의원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박수치며 기뻐했지만 저는 꼭 해야 할 말이 있었다”며 “오늘 노벨 문학상을 탄 한강 작가는 2016년도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분류되었던 작가이다”라고 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유정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박근혜 정부 시기 정권에 비판적이거나 견해를 달리한 문화·예술인이나 관련 단체의 명단을 작성해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도록 한 사건이다.
한강 작가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다룬 ‘소년이 온다’를 출간한 뒤 블랙리스트에 올라 한국문학번역원의 해외 문화교류 행사 지원 대상 등에서 배제 됐다.
강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던 소년의 이야기 ‘소년이 온다’를 쓴 이후로
온갖 지원에서 노골적으로 배제되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문화는 함부로 행정과 정치가 손을 대서는 안되는 영역이다. 국가 예산에, 국가 유산에 꼬리표가 있을 수는 없습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음악이, 영화가, 문학이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 정치는 제 자리에서 제 할 일을 하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말아야 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한강 작가를 선정, 발표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국인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 아시아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건 2012년 중국의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