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온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7월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법원에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양환승 부장판사)에 보석을 청구했다.
보석은 법원이 정한 보증금을 납부하고 재판 출석 등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다. 통상 법원은 보석 청구 14일 이내에 기일을 정한다. 김 위원장에 대한 보석 심문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보석 예외 사유로는 사형 또는 10년 이상의 장기 징역이 예상되는 경우, 주거 불분명 또는 도망이 우려 될 때 등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경쟁사인 하이브의 주식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 12만원보다 높게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약 2400억원 규모의 SM엔터 주식을 총 553회에 걸쳐 시세조종 매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회장 등과 공모해 2월 16~17일과 27일 3일간 총 363회에 걸쳐 원아시아파트너스 명의로 장내에서 약 1100억원 규모의 SM엔터 주식을 고가매수하거나 물량소진 주문 등을 통해 시세조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한 같은 달 28일에도 김 위원장이 홍 전 카카오 대표, 김 전 카카오엔터 대표 등과 함께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명의로 총 190회에 걸쳐 약 1300억원 규모의 SM엔터 주식을 사들여 시세조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일부터 28일까지 확보한 SM엔터 지분이 합계 8.16%로 주식 대량보유상황 보고(5%룰) 의무가 있음에도 원아시아파트너스 보유 지분을 숨긴 채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 7월 17일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같은 달 22일 오후 2시 김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다음날인 23일 오전 1시 10분께 “증거를 인멸할 염려 또는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8월 8일 김 위원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김 위원장은 이후 9월 11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해 SM엔터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제기된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법원에서의 구속 기간은 공소장이 접수된 날로부터 2개월이지만, 1심 재판에선 2개월씩 2회에 한해 구속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법원은 지난 9월 19일 구속기간갱신결정을 통해 김 위원장의 구속 기간을 오는 12월 7일까지로 연장해 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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