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스스로 역사 관점 확립해야…내리누르는 교육 안돼”
조희연 계승 의지 밝혀…“혁신학교 학력저하 근거 없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10·16 서울시교육감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가 “뉴라이트적 관점을 가진 분들이 학생들을 교화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역사 교육 강화 공약을 강조했다.
1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 후보는 “위에서 내리누르는 방식의 역사 교육은 안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후보는 이어 “다양한 자료를 설명하고 서로 다른 관점들을 비교하면서 스스로 관점을 확립하고, 나아가 선생님들이나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의 일기나 전기도 읽으며 공부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역사교육자료센터 설치 공약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물리적 공간을 마련할 것”이라며 “장소는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후보는 ‘역사 앞에 당당한 서울 교육’을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디지털 아카이브 형식의 역사교육자료센터 설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 후보는 혁신학교 등 조희연 전 교육감의 대표 정책들을 대부분 이어가되 일부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는 “교육 과정이 좀 더 지역사정에 맞게 유연하게 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선생님들의 주도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교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학교가 토론과 체험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학생들 학력이 저하됐다는 보수 진영 측 지적에 대해선 “혁신학교 때문에 아이들의 성적이 떨어졌다는 자료는 없다”며 “근거 없이 정치적으로 선전 비방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학생 평가를 최소화한다는 조 전 교육감 기조 역시 계승한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는 “일률적인 정답을 찾는 시험은 미래 사회를 대비하지 못 한다”며 “학생이 자기 잠재력을 찾고 하고 싶은 공부, 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하는 것이 미래에 중요한 교육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이 평가의 대상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특수교육 확대 정책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보면 발달장애나 시각장애 등 유형이 다양하다. 특수학교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며 조 전 교육감의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후보는 또 조 전 교육감이 직을 상실하게 된 원인인 ‘전교조 해직교사 부당 채용’ 사건에 대해서 “사회 정의 상 옳은 일”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는 “조 전 교육감 문제에 대해 저는 무조건 감싸지 않았다”며 “법적인 절차를 잘못했다는 것은 충분히 인정한다. 다만 시대의 아픔을 같이하려고 했던, 해직 교사의 복직 문제는 시대적 과제였다”고 말했다.
조 전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해직 교사 등 5명을 부당 채용한 혐의로 집행유예 징역형이 확정돼, 지난 8월 직을 상실했다.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각각 단일 후보로 출마한 조전혁, 정근식 양강 구도로 좁혀진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11~12일 이틀간 사전투표 이후 16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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