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차량용 SSD ‘AM9C1’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8세대 V낸드 기반의 차량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개발했다. 차량 내 자율주행과 첨단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탑재 증가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제품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연내 256GB(기가바이트) 제품 양산을 시작으로 다양한 용량의 차량용 SSD를 개발해 내년 초에는 8세대 V낸드 기준 업계 최고 용량인 2TB(테라바이트) 제품까지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4일 업계 최초로 8세대 V낸드를 적용한 PCIe 4.0 차량용 SSD ‘AM9C1’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주요 고객사에 업계 최고 속도 256GB 샘플을 제공하고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번 256GB 제품은 각각 1초당 4400MB(메가바이트), 400MB의 연속 읽기·쓰기 속도를 제공한다. 전작 ‘AM991’ 대비 전력효율은 약 50% 개선돼 차량 내에서 자체적으로 인공지능(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 기능 지원에 최적화됐다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이번 제품은 5나노 기반 컨트롤러를 탑재했으며 온도 변화(-40~105℃)에 따라 파손 발생 여부를 검사하는 보드 레벨 신뢰성 평가를 강화했다. SLC 모드 기능도 지원한다. 하나의 셀에 3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TLC에서 SLC로 전환하면 SSD의 연속 읽기·쓰기 속도가 빨라져 차량 내 고용량 파일에 더욱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삼성전자 차량용 SSD ‘AM9C1’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연내 256GB 제품을 양산하고, 차량용 고용량 SSD 수요에 맞춰 다양한 용량 라인업(128GB·256GB·512GB·1TB·2TB)을 선보일 계획이다. 8세대 V낸드 기준 업계 최고 용량인 2TB 솔루션도 현재 개발 중으로, 내년 초 양산 예정이다.

최근 차량의 전장화로 센서가 급증한 데다 차량 내에서 내비게이션은 물론 영화·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첨단 IVI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차량용 고성능·고용량 SSD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23년 기준 차량 1대당 평균 71.3GB의 낸드 제품이 탑재됐고, 2028년에는 288.1GB으로 약 4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 내에서 연산에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해 SSD 사용이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조현덕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상무는 “삼성전자는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자율주행 업체들과 협력 중이며 이번 제품을 통해 고용량·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를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자율주행, 로봇 등 물리적 AI(Physical AI) 메모리 기술 및 관련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품은 자동차 부품 협회가 규정한 차량용 반도체 품질 기준인 AEC-Q100 2등급을 만족해 영하 40℃에서 영상 105℃까지 폭넓은 범위의 온도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요구하는 높은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차량용 개발 및 관리 프로세스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ISO/SAE21434에 기반한 차량용 사이버 보안 관리 체계 CSMS 인증을 획득하고, 올해 3월 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UFS) 3.1 제품으로 독일 자동차협회(VDA)가 배포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 ASPICE CL3 인증을 획득했다.

오화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ASPICE와 ISO/SAE21434 인증은 우리 기술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안전성과 품질을 향상시켜 고객들에게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