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일반분양 ‘소셜믹스’형태 추진
정비계획변경으로 주민분담금 줄듯
이달말까지 주민공람 거친 후 확정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전경 [노원구청 제공] |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꼽히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이 3110가구 대단지로 재개발된다. 기존엔 옛모습을 간직한 단독주택과 현대식 고층 아파트가 어우러진 새로운 형태의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이를 전면 취소하고 임대와 분양가구를 섞은 ‘소셜믹스’방식을 도입하기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노원구청에 따르면 ‘중계본동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주택재개발정비구역 변경안’에 대한 공람공고에 나섰다. 이달 30일까지 주민공람을 거친 뒤 관계 행정기관 협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정비계획 변경안이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로4길2 일대 중계본동 지구단위계획구역(18만7951㎡)은 주거보전구역을 폐지하고 공동주택 계획으로 변경된다. 이곳의 용도지역은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 220% 이하를 적용받아 지상 35층 이하 3110가구 규모의 신축 단지로 조성된다.
일반분양과 임대가구 구분을 없앤 소셜믹스로 지어진다. 일반분양 2626가구, 공공임대 484가구로 공급된다. 일반분양은 전용면적별로 59㎡ 382가구, 76㎡ 328가구, 84㎡ 1546가구, 101㎡ 166가구, 114㎡ 159가구 등으로 지어진다. 공공임대는 전용면적별로 39㎡ 332가구, 59㎡ 64가구, 84㎡ 88가구로 구성된다.
애초 백사마을은 옛 동네의 골목길과 자연지형 등을 보존하고 아파트와 주택을 결합하는 ‘주거지 보존 방식’으로 재개발될 예정이었다. 기존 계획은 백사마을을 공공주택용지구역과 주거지보전용지구역으로 구분해 사업을 추진했다. 공동주택용지구역엔 최고 20층, 1953가구 아파트가, 주거보전용지구역엔 저층 임대주택 484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사비가 지나치게 높아 전면 보류됐다. 경사지를 그대로 살려 저층 임대주택을 설계하니 3.3㎡당 공사비가 일반 아파트형 임대주택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산출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에 재정 투입이 타당한지 중앙투자심사를 맡겼고 행안부는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결국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서울시는 주거지보전사업 철회를 결정했다.
정비계획 변경으로 가구 수가 기존 2437가구에서 3110가구로 늘었다. 일반분양도 기존 1953 가구에서 2626가구로 673가구 증가해 백사마을 주민들의 분담금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공공임대는 기존과 동일하게 484가구다. 서울시가 고시한 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건설비율에 따라 전체 가구수의 15% 또는 연면적 10%로 결정됐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말 청계천·양동·영등포 등 도심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강제 철거당한 주민이 이주한 철거민 촌이다. 1971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였다가 2008년 1월 해제됐다. 2009년 5월 주택 재개발 구역으로 결정된 후 2011년 주거지 보전구역으로 지정돼 마을 원형을 살린 재개발 방식이 결정됐다. 그러나 사업성 문제, 건축 방식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업이 수년간 지연됐다.
박로명 기자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