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배타적 독점 아냐”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이란의 나히드 키야니찬데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북한이 태권도를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해달라고 단독으로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유네스코 누리집 등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3월 유네스코 본부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신청서는 매년 3월 말까지 내야 한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무형유산의 의미, 가치, 전승 현황 등을 평가하며 이를 토대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북한이 신청한 태권도는 2026년 등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코리아(KOREA) 태권도 유네스코 추진단의 최재춘 단장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이 올해 3월 단독으로 태권도 등재 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 단장은 “북한 국제태권도연맹(ITF) 측과 협의해 2018년 (등재된) 씨름과 같은 방식으로 남북이 공동 등재를 추진하기로 했는데 단독으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공동 등재를 위해 국가유산청(전 문화재청)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은 올해 3월 '한지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의 신청서를 낸 상황이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대상을 공모해 문화유산위원회와 무형유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한지 기술을 차기 대상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3∼5월 진행한 공모에 태권도는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북한은 아리랑(2013년), 김치 담그기(2014년), 씨름(2018년·남북 공동 등재), 평양랭면 풍습(2022) 총 4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씨름의 경우, 남북이 각각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했으나 외교적 노력을 통해 유네스코 측에 공동 등재 요청 서한을 제출한 뒤 등재에 성공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인류무형유산에 먼저 등재되거나 먼저 등재 신청을 했다고 해서 배타적 독점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태권도의 남북 공동 등재를 논의하거나 추진한 바는 없다”며 “국내 절차에 따라 태권도 관련 단체와 협의하면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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