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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많던 골퍼들은 어디로 갔을까…추락하는 ‘골프 브랜드’ [언박싱]
골프 수요 침체에 유통업계도 “난감”
메종키츠네골프·랜덤골프클럽 철수
초고가 브랜드 매출 ↑…양극화 심화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앞에서 골프 의류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옥석 가리기일까, 거품 빠지기일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골프 브랜드가 하나둘 짐을 싸고 있다. 백화점 업계도 매출이 부진한 골프웨어 부문을 두고 고심이 크다. 업계는 가격대로 나뉜 골프 브랜드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2분기 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의 골프웨어 매출 신장률은 각각 3.2%, 2.8%에 그쳤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변화가 없다. 코로나19 당시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골프 업계의 ‘소비 한파’가 뚜렷하다.

갤러리아명품관에서는 올해 포어, PXG, 혼가먼트/마크앤로나, 필립플레인골프 등 일부 골프웨어 브랜드가 철수를 결정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MD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골프웨어 브랜드가 이동 및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협의로 결정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MZ세대들을 겨냥해 신규 진입한 골프웨어 브랜드의 타격이 컸다. 젊은 수요가 사라지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사라지는 추세다. 기능보다 패션에 집중한 일부 브랜드도 사업을 종료하고, 재고 정리에 나서고 있다. LF가 지난해 9월 출시한 미국 스타일 골프웨어 브랜드 랜덤골프클럽도 1년도 되지 않아 올해 봄·여름 컬렉션을 끝으로 철수한다. 삼성물산패션이 지난해 봄부터 전개한 메종키츠네골프의 테스트 사업도 오는 8월을 끝으로 종료된다.

전남의 한 골프장이 7월 1일부터 캐디피를 인상한다는 공지. [해당 골프장 홈페이지]

골프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 스포츠로 주목받았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골프 관련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대비 2배 가까운 6조원대 수준으로 커졌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에는 계속 내리막이다. 고물가 속에서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 각종 비용까지 오르며 수요 이탈이 이어졌다.

브랜드의 양극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일부 브랜드가 사라지는 사이 진성 고객을 확보한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는 꾸준하게 매출을 늘리고 있다. 수많은 브랜드가 경쟁하던 시장이 초럭셔리 또는 가성비 위주 브랜드로 재편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2022년 론칭한 초고가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필립플레인골프의 올해 1~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3% 늘었다. 헤지스골프, 닥스골프도 최고급 소재를 앞세워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LF는 조커 팬트, 점프 수트 등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캐쥬얼 골프웨어 더블플래그에 힘을 실으며 영(Young) 골퍼 사로잡기에 나섰다.

한 백화점 골프웨어 담당 MD(상품기획자)는 “신규 브랜드가 많이 생기면서 그만큼 폐업하는 브랜드가 눈에 띄게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20대 고객이 빠지면서 ‘찐골퍼’들만 남아 프리미엄골프 브랜드를 중심으로 3분기부터는 매출 성장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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