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좋아…한국인 피부 보고 신뢰”
남미 소비자·韓화장품만 쓰는 외국인도
20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서 진행된 2024코리아뷰티페스티벌 스킨케어 클래스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체험하고 있다. 김희량 기자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한국인들의 좋은 피부 보고 화장품 성분에 대한 확신 생겼죠. 지금은 쓰는 화장품 100%가 한국 겁니다. 파키스탄에 돌아가서도 주문할 거에요.”
20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서 진행된 2024코리아뷰티페스티벌 스킨케어 클래스 행사장. 파키스탄에서 온 아딜(24) 씨는 “형과 저, 모두 한국 화장품의 팬”이라며 기자에게 본인이 쓰는 비건 토너, 선크림 화장품 사진을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공사·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진행하는 ‘2024 코리아 뷰티 페스티벌’는 6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체험 기반 행사다. 이날 브랜드 아이소이가 진행한 행사에는 프랑스, 독일, 이집트, 인도, 페루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외국인 13명이 참석했다. 나이대는 21세부터 47세까지, 국적만큼 다양했다.
이들은 상품 소개와 더불어,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수분측정 등 피부진단을 받고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요 제품 주위에 모여 직접 손등에 방울 방울 떨어뜨려 앰플을 바르고, 제품의 원료인 불가리안로즈까지 확인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20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서 진행된 2024코리아뷰티페스티벌 스킨케어 클래스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체험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피부 진단 체험을 위해 대기 중이다. 김희량 기자 |
참가자들은 체험을 하며 “부드럽다”, “촉촉하다”는 말을 연신 쏟아냈다. 이들은 한국 화장품의 발림성(화장품이 피부에 골고루 발리는 정도)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이날 기자가 만난 외국인들은 자연에서 유래된 성분과 콘텐츠 속 한국인들의 피부를 통해 K-화장품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칠레에서 온 어학연수생 카를라(34) 씨는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나온 배우 박민영의 피부를 보고 한국 화장품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칠레에선 졸스(Jolse)나 SNS 공동구매를 통해 한국 제품을 샀는데 민감성 피부에 적합한 화장품이 많아 애용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뮤직비디오, 드라마 등 K-콘텐츠 속 노출된 한국인의 화장법이나 화장 장면들이 제품에 대한 관심을 유발한다고 했다. 동시에 현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싸게 살 수 있냐”는 실제 소비자 관점에서의 질문들도 이어졌다. 행사 후 이들은 면세점 내 해당 브랜드 매장으로 이동해 가격 차이를 직접 비교하기도 했다.
미국, 프랑스, 인도 등 비교적 먼 거리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2019년 대비 늘었다. [야놀자 리서치 제공] |
20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서 진행된 2024코리아뷰티페스티벌 스킨케어 클래스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체험하고 있다. 김희량 기자 |
K-뷰티 행사에서도 드러나듯이 과거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인 중심이었던 관광객들의 국적이 다양해지고 있다. 야놀자리서치가 이달 발표한 ‘2024년 1~4월 대한민국 인바운드 관광’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 방문 외국인 방문객 수는 약 486만567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성장했다. 특이점은 거리가 비교적 먼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미국 등 관광객 수가 2019년 대비 5~35% 증가했다는 점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대비 프랑스(60%), 독일(42%), 싱가포르(55%), 인도(32%), 미국(20%) 관광객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회복된 외국인 관광객 수와 함께 관련 매출도 성장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관광객은 340만 3000명으로 2019년 1분기 384만 명 대비 88.6% 회복해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분기별 회복률을 보였다. 이런 흐름과 함께 면세업계에서 급감했던 한국 화장품 매출도 회복 추세다. 롯데면세점이 판매하는 국산 화장품은 같은 기간 75%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개별 고객의 국적이 150개 이상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면서 “유럽, 남미, 인도 등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국가의 고객들이 화장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어렵지 않게 보인다”고 전했다. 올리브영 또한 올해 1~5월 올리브영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하며 변화를 실감 중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외국인 대상 매출을 늘리기 위해 각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K-뷰티 대표 채널인 올리브영은 4월 전국 매장에 16개 언어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휴대용 번역기를 도입했다. 롯데백화점도 같은 달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동시 통역 서비스 ‘트랜스토커’를 에비뉴엘 잠실점 1층과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안내 데스크에 설치해 현재 운영 중이다. 올해 2월 외국인 전용 멤버십을 출시한 현대백화점은 7월 외국인을 위한 퍼스터 컬러 진단, 요리 수업 등을 통해 각종 체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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