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소식에 179명 입찰자 모여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경기침체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로 부동산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급된 1100억여원짜리 경기도 성남시 땅에 170명이 넘는 입찰자가 몰려 시행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LH는 지난 11일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27-3번지 땅 9747㎡를 분양해 추첨절차를 거쳤고 입찰자만 179명이 몰렸다. 당초 신청자 수는 182명이었으나 3명이 자격요건이 충족되지 못해 179명으로 마감됐다.
공급금액은 1109억6960만원으로 일종의 입찰보증금인 신청예약금이 5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8950억원이 땅을 분양받기 위해 LH에 모인 것이다.
땅은 성남금토지구에 위치했으며 이곳은 ‘제3판교’ 또는 ‘판교 제3테크노밸리’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제3판교’는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일원에 58만 3000㎡ 규모로 제1·2판교와 연계해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피스 또는 지식산업센터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면적만 3000평에 좀 못 미치는 9747㎡이다. 건폐율 60%에 용적율 400%, 최고 층수는 12층까지 지을 수 있다. 토지사용 가능시기는 기반시설이 설치 되는 현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내년 4월 30일로 정해놨다.
해당 토지는 경쟁입찰 방식이 아닌 추첨방식으로 11일 오후 6시에 곧바로 당첨자 발표까지 이뤄졌다.
토지를 공급받은 자는 공급받은 가격을 초과한 가격으로 전매하는 것은 금지된다. 만약 전매행위를 했을 때는 해당 택지 공급계약 자체가 취소된다.
성남금토지구 위치도. [한국토지주택공사 홈페이지 캡쳐] |
이번 입찰에는 국내 내로라하는 시행사들이 대부분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최근 시행업계가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고 해 낮은 경쟁률을 예상했으나 아직 현금 유동력이 충분한 시행사들이 많다는 점에 크게 놀랐다”면서 “일부 사업을 줄인 시행사들 가운데 앞으로 나올 NPL(부실채권) 물건들을 노리고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전했다.
최근 까다로운 부동산PF 상황 속에서도 해당 토지는 금융권에서 대출을 일으켜줄 것이라는 시각도 많았다. 사실상 강남 생활권이라고도 볼 수 있는 판교 부지에다가 최근 이 근방 오피스 공실률이 ‘제로’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업성이 낮지 않다고 금융권에서도 분석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시행사 관계자는 “판교분기점 인근에 위치해 경부고속도로는 물론 수도권1순환고속도로까지 접근성도 뛰어나고 사실상 제2의 강남으로 볼 수 있는 곳”이라면서 “이만한 입지에 3000평에 가까운 땅을 확보하기 어렵다 보니 회사들이 사업성 평가를 긍정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훌륭한 입지에 추첨방식이다 보니 자금력이 있는 시행사들은 노려볼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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