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는 차별점 만들어야…‘365플러스’ 철수의 교훈
이랜드리테일 ‘킴스 신선편의점’ 매장 전경. [이랜드리테일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이랜드리테일이 편의점 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가운데 GS25와 CU 양강 구도로 고착화된 편의점 업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랜드리테일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킴스 신선편의점’ 가맹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25·CU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편의점 업계에서 이랜드리테일의 편의점 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쟁력 있는 차별화다.
GS25와 CU는 작년 말 기준 각각 1만7390점, 1만7762점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년 동안에만 942곳, 975곳씩 점포를 늘렸다. 여기에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점포까지 더하면 총 5만5000개에 달한다. 대략 편의점 1곳당 900명이 있는 셈이다. ‘편의점 왕국’ 일본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작년 말 기준 일본 편의점 수는 5만6700여 개, 점포당 인구수는 2100명 수준이다.
이처럼 편의점들이 이미 많은 상황에서 킴스 신선편의점이 다른 편의점들과 차별점을 만들지 않으면 입지를 키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홈플러스가 운영했던 편의점 ‘365플러스’가 대표적인 선례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1년 편의점 사업에 진출한 이후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렸다. 2016년 390여 개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점포를 계속 줄이다 결국 2022년 사업을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편의점의 실패 원인으로 경쟁사와 차별점을 만들지 못한 것을 꼽는다. 365플러스는 ‘착한 가격, 편안한 가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본업인 대형마트업을 살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작은 단위로 구매를 많이 하는 편의점 소비층에게 가격 경쟁력은 큰 매력이 되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GS25나 CU 등 다른 편의점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성과 매력이 없는 유사 모델을 도입했던 게 실패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킴스 신선편의점은 신선식품과 대형점포 등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킴스 신선편의점은 지난해 6월 관악구 봉천동에 첫 시범 매장을 열었고, 현재는 염창점과 신촌점 등 총 3곳으로 확장했다. 킴스 신선편의점의 콘셉트는 고객의 집앞 가까운 거리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선과 공산식품을 제공하는 특화 매장이다. 직거래 등 로컬푸드(지역음식) 구색도 갖췄다.
다만 업계에서는 편의점에서 신선식품으로는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신선식품은 폐기율이 높기 때문에 손익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며 “신선식품은 마트나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주요 소비처인데 이들보다 얼마나 경쟁력 있는 신선식품을 운영하는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점포도 차별점으로 내세우기에는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들이 점포를 키우는 경향이 있지만, 자칫 여기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슈퍼마켓이나 식자재마트, 편의점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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