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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션업계 1분기 영업이익 ‘동반하락’…“해외·뷰티로 돌파구” [언박싱]
영업이익률 눈에 띄게 줄은 한섬·F&F
소비부진 속 해외브랜드 늘리는 패션계
SI는 화장품 역대최대 매출·향수 강화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의류 소비 위축 속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하락했다. 업계는 해외 패션 브랜드를 강화하고 향수·화장품 사업을 확대하며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한섬, F&F,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4개의 패션업체 중 신세계인터내셔널을 제외한 3개 업체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하락했다. 삼성물산 패션은 영업이익이 5.26% 줄어든 540억원, F&F는 12.5% 줄어든 1302억원, 한섬은 40.2% 감소한 3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악화됐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전체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로 기업의 실적 지표 중 하나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10.8%에서 10.4%로, F&F는 29.9%에서 25.7%로 영업이익률이 떨어졌다.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한섬으로 13.4%에서 8.2%로 한 자리수가됐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고 영업이익률 또한 3.3%에서 3.6%로 소폭 올랐다.

매출은 F&F를 제외하고 삼성물산 패션,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모두 소폭 줄었다. 삼성물산 패션은 전년 대비 90억원(1.7%) 줄어든 5170억원, 한섬은 123억원(3%) 감소한 3936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8억원(0.9%) 줄어든 3094억원을 기록했다.

MLB, 디스커버리 등으로 유명한 F&F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5070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탓에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경쟁적인 라이선스 브랜드 출시와 로고플레이 인기가 시들해진 유행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섬이 6월 프랑스 파리에 열 예정인 시스템 플래그십 스토어. [한섬 제공]

업계에서는 고물가 속 소비 부진으로 경기에 민감한 중저가 브랜드들의 부진이 매출 저하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1분기가 통상 패션업계 비수기인 만큼 실적 회복의 여지는 있다. 업계는 화장품 부문 확대와 해외 브랜드 강화 등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재고효율화, 매장 정리 등으로 비용을 줄이기도 한다.

한섬은 ‘제2의 슈프림’으로 불리는 뉴욕의 스니커즈 편집샵 키스(KITH)의 성수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이달 말 연다. 동시에 올해 자체 브랜드인 시스템(SYSTEM)과 타임(TIME)의 프랑스 파리 진출을 본격화하고 6월에는 현지에 시스템·시스템옴므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 브랜드를 늘리는 까닭은 매출의 지속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로우 같은 유명 신규 브랜드는 인지도나 매출 보장이 확실기 때문에 앞다투어 들여오려는 것”이라며 “다만 비싸게 들여와 비싸게 파는 구조라 자체 브랜드 마진율보다는 낮은 게 한계”라고 설명했다.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 내 더로우 매장. 해당 브랜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3월 한국에 들여왔다. 김희량 기자

화장품 부문 사업 확대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눈에 띄는 변화다. 가격 대비 10% 내외 원가율로 알려진 향수 사업이 대표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21만병의 니치 향수를 판매한데 이어 이탈리아 최고급 럭셔리브랜드인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이달 출시하며 힘을 주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3월 할리우드 셀럽 올슨 자매의 브랜드 더로우를 비롯해 스페인 화장품인 로에베 등을 도입하고 추가 신규 브랜드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분기 전체 매출 감소에도 화장품 부문은 선방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경기 속 패션도 고가와 저가로 양극화된 상태에서 구매력이 있는 MZ세대들이 열망하는 브랜드의 소유 여부와 지속가능성이 성패를 좌우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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