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상징 선점 차원으로 풀이
성수 4지구 재개발 사업 조감도. [성수4지구 조합]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한강변 재개발 사업장 중 한곳에서 최고 층수 ‘77층’을 뜻하는 상표를 등록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들의 초고층 경쟁 속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해 출원 절차를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특허청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조합은 최근 ‘THE 77’이란 상표에 대한 출원을 신청했다. 현재 최고 층수 77층으로 설계안 변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관련 상표를 선점하고자 우선 출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성수 4지구는 기존 정비계획상 규정은 50층 이하(높이 150m)인데, 향후 높이 제한이 폐지된 정비계획변경을 확정 고시 후 초고층으로 설계안을 변경해 건축심의를 신청할 방침이다. 층수 규제 완화를 위한 정비계획 변경고시 공람은 올해 하반기 중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성수 4지구 재개발 조합이 출원 접수한 상표. [특허청 갈무리] |
조합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참여 조합원의 약 80%는 77층 초고층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77층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향후 서울시·성동구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방향을 정하고 진행할 것”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표권 등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강변 아파트 ‘35층 룰’ 층수 규제가 풀리며 주요 지역들은 초고층 개발을 잇따라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이 맞물리며 리스크를 줄이려 50층 미만을 추진하는 사례도 많지만, 미래가치 측면에서 강점이 있단 판단에서다. 특히 50층대는 이미 여의도 등에서 잇따라 추진하며 흔해져, 70~80층대 초고층 상징성을 어느 지역에서 먼저 선점하느냐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63빌딩’, 해외의 ‘마리나베이샌즈’처럼 랜드마크가 되려면 초고층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초고층을 적용해 동 수는 줄이면, (동 간 간격이 넓어져) 쾌적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성수 4지구 조합 또한 초고층을 적용하면 5개 동 이하로 지을 수 있어, 모든 동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것은 물론 대부분 조합원이 ‘파노라마 한강뷰’를 볼 수 있다고 예측한다. 현재 성수동 트리마제의 경우 한강 조망 수준에 따라 시세 차이가 10억원 넘게 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실질적 부동산 가치로 직결될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앞선 조합 관계자는 “‘THE 77’ 상표를 향후 실제 단지명에 활용할지는 알 수 없다”며 “시와 구청의 적극적인 주거 환경 개선 노력을 통해 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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