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일본 직구거래액 774% 늘어
쿠팡도 일본 직구관 서비스 판 키워
서울의 한 세븐일레븐 점포에 진열돼 있는 일본 과자. 김희량 기자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여기는 일본인가, 한국인가.”
익숙한 빼빼로 매대 위 일본 편의점에나 어울리는 ‘랑그드샤화이트초코’와 ‘랑그드샤초코’ 등이 보인다. 엔저와 일본 여행이 늘며 유통업계 전반에서 일제(日製) 상품이 눈에 띄게 늘었다. 달라진 풍경은 편의점뿐만이 아니다. 이커머스의 일본 직구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예스재팬(일본 상품 수요 증가)’ 바람이 현실화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의 올해 1분기(1월 1일부터 3월 26일) 일본 직구 거래액은 전년 대비 774% 증가했다. 도쿄바나나, 라면 등 간식류가 1위를 차지했다. 뷰티 상품(센카·우노)과 건강식품(쏜리서치·오쏘몰)이 그 뒤를 이었다. 위메프와 인터파크쇼핑에서도 일본 상품 거래액이 같은 기간 각각 206%, 102% 증가했다.
일본 관련 상품 중 흐름을 주도하는 부문은 식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을 통한 일본 상품 직접 구매액은 47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특히 식품은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서울 신당동에 있는 일본식 식당 다라이. 외관만 받을 때는 한국인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김희량 기자 |
세븐일레븐은 일본 편의점에서 팔던 과자를 그대로 가져왔다. 입소문도 탔다. 해외 직소싱 상품의 매출 신장률은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170% 증가했다. 매출 증가를 이끄는 주요 품목의 절반이 일본 상품이었다. 2040대 여성이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해외여행 경험이 많고 새 상품이나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유연한 젊은 여성 고객들이 일본 세븐일레븐에서 샀던 히트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세븐 프리미엄 과자 5종은 한 달 만에 40만개가 넘게 팔렸다. 최근에는 일본 인기 생초콜릿 ‘후와토로리치생초콜릿’를 출시했다. 이 제품 역시 열흘 만에 1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기록을 세우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6명의 글로벌소싱/PB(자체 브랜드)팀 직원이 분기별 3회 이상 해외에서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한국에 가져온다. 스낵에서 라면 등으로 품목은 확장세다. 이날 공개한 ‘페양구 야끼소바 2종’도 마찬가지다. 강렬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신길동 매운 짬뽕의 19배, 핵불닭볶음면보다 약 59배 맵다.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폐양구 야끼소바 2종. [세븐일레븐 제공] |
일본의 스낵바 프랜차이즈도 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하이볼 전문점인 ‘오하이요 스낵바’가 국내 1호점을 열었다. 오사카식 퓨전 이자카야인 압구정편의점은 현재 대전, 대구, 청주, 대구 등 비수도권 지역에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엔데믹 후 일본 여행 급증에 대응하는 직구 전문관을 열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위메프는 ‘글로벌W프라임’으로 100여 종의 일본 인기 상품들을 선보이며 5일 이내 배송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나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낮은 물가 때문에 일본에 가는 분들이 있지만, 가지 않아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직구 전문관을 늘리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유통업계 1위 쿠팡도 지난 11일 일본 상품 ‘로켓직구’ 서비스를 개설했다. 쿠팡은 식품 외에도 생활용품과 뷰티 브랜드, 홈·주방, 도서·문구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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