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핵심시장’…中 본사 임원 직접 챙겨
한국 진출 이후 첫 TV 광고까지 시동
먼지흡입·물걸레질 1대로 가능해 인기
삼성도 신제품 예고…1위 로보락 ‘분주’
중국 로보락이 올 1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선보인 올인원 로봇청소기. [로보락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가 먼지흡입과 물걸레질이 모두 가능한 첫 올인원 로봇청소기 출시를 예고하자 그동안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독식해왔던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1위로 평가되는 로보락은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대대적인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기로 결정하고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신제품 출시에 맞춰 국내 첫 TV 광고까지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시기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한·중 맞대결이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로보락은 이번 삼성전자의 등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본사 임원이 직접 한국으로 건너와 신제품 출시 준비 전 과정을 세밀하게 챙기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은 다음달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올인원 로봇청소기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 행사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로보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케팅을 총괄하는 이사가 직접 나와 신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중국 로보락이 올 1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선보인 올인원 로봇청소기. [유튜브 ‘로보락’] |
로보락이 신제품 출시에 맞춰 별도의 행사를 여는 것은 지난 2020년 11월 한국 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례적으로 TV 광고까지 제작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자사 기술력을 제대로 각인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삼성전자의 첫 올인원 로봇청소기 출시를 의식한 행보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 1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처음으로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를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 기업들의 잔치였다. 일찍이 올인원 로봇청소기에 관심을 가진 중국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제품을 선보이면서 삼성과 LG를 선호하던 국내 소비자들도 로봇청소기만큼은 중국 브랜드를 택했다. 삼성과 LG로선 안방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중국 제품들의 가격이 200만원에 육박할 만큼 고가 전략을 고수한 점도 통했다. ‘중국산=가성비 제품’ 이미지를 덜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심리를 제대로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국 브랜드에 안방을 내줬던 삼성전자가 등판하면서 앞으로 올인원 로봇청소기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올 1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선보인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 [삼성전자 제공] |
올인원 로봇청소기는 강력한 먼지 흡입력은 물론 물걸레의 냄새와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한 자동세척 및 열풍건조 기능까지 모두 갖춰 집안일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신종 가전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성능이 급격히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자율주행 기술에 강점을 지닌 로보락은 한국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며 1위를 꿰찼다. 로보락에겐 독일과 더불어 한국이 해외 매출 1, 2위를 차지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올해 삼성에 맞서 국내 로봇청소기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국 기업들도 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며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로봇청소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유달리 높다는 점은 이미 확인됐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