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분 완전 청산한 다이소…‘토종 기업’ 내세우며 사업 확장 본격 속도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 [다이소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아성다이소 창업자 박정부 회장의 차녀 박영주 부사장이 최근 약 4개월 동안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지난달 복귀했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박영주 부사장은 지난해 9월 돌연 사임한 이후 4개월 만인 지난달 이사진으로 복귀했다. 그가 2014년 4월 사내이사에 취임한 이후 9년간 등기이사로 활동한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행보다. 다이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별한 사유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는 박 부사장의 행보가 2대 주주인 일본 다이소산교(대창산업)와 경영권을 두고 분쟁했던 지난해 상황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성다이소의 최대 주주 아성HMP는 다이소산교가 보유한 지분 34.2%를 전량 매입하며 독립했다.
아성다이소는 1997년 창업주 박정부 회장이 세운 생활용품 가게 아스코이븐프라자로 시작했다. 이후 2001년 ‘100엔샵’을 운영하는 다이소산교가 약 4억엔(38억원)을 투자하면서 2대 주주에 올랐다. 사명도 이때 아성다이소로 바꿨다.
업계에 따르면 아성HMP가 다이소산교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경영권 다툼이 있었다. 아성다이소의 성장을 주목했던 다이소산교가 경영 참여와 배당금 확대를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2022년 3월에는 다이소산교측 일본인 3명이 기타비상무이사와 감사 등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진에 합류했다. 박 회장이 2대 주주 지분의 매입을 결단한 배경이다.
지난해 9월 박 부사장의 갑작스러운 퇴임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성다이소 법인등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5일 박 부사장이 사임한 지 10일 뒤인 25일에는 다이소산교 측 일본인 관계자들이 일괄 사임했다. 박 부사장의 사임 역시 협상 과정에서 아성다이소나 다이소산교 측이 제시한 조건이었을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다이소산교 이사진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일괄 사임했다는 것은 이미 양측이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른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박 부사장이 사임한 것은 합의 내용 중에 ‘쌍방 사임’이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분을 완전히 매수한 다음에는 상황이 종결된 만큼 (박 부사장이) 자연스레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이소는 다이소산교 지분 인수 이후 ‘토종기업’임을 내세우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3500억원을 투자해 세종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는다고 밝혔다. 또 ‘다이소몰'과 ‘샵 다이소몰’을 통합해 온라인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매출은 2022년 2조9457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3조 클럽’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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