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중국 업체 유지 시 IRA 세액공제 혜택 받지 못해
IRA 규제로 중국 입지 좁아지면서 SKIET 등 혜택 예상
SKIET 직원이 생산된 분리막을 살펴보고 있다. [SK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이하 IRA)에 따른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분리막 등 기존 중국 배터리 소재를 교체할 것으로 전망돼 SKIET와 같은 국내 기업이 호재를 잡게 될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인 얼티엠셀즈는 지난달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배터리 부품 2개 공급처를 IRA 가이드 라인에 맞춰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얼티엄셀즈가 언급한 전기차 배터리 부품은 분리막, 전해액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얼티엠셀즈가 중국산 분리막, 전해액을 사용하면서 IRA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는 IRA상 해외우려기업(FEOC)에 중국을 포함시켰다. 새 규정으로 배터리 부품에 중국산이 들어간 경우 미국 시장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실제 지난달 발표된 IRA 보조금 수령 전기차 리스트에서 얼티엄셀즈가 생산한 배터리를 지닌 전기차들은 제외됐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IRA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올해 10월부터 미국 현지 공장인 HMGMA에 현대차·기아 전기차 브랜드 6개 차종을 생산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 중국산 부품이 들어간 배터리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조감도. [현대차 제공] |
중국 분리막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분리막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점유율을 뺏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글로벌 분리막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무려 68%이다. 한국(16%), 일본(13%) 점유율은 각각 2, 3위를 기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IET가 특히 적극적이다. SKIET는 연내 북미 분리막 공장 신설 관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과 중국, 폴란드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 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이른바 ‘캐즘 현상(첨단 기술이 대중화되기 이전 수요가 주춤하는 것)’이 나타나고 있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올해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북미 전기차 분리막 시장 규모가 2022년 8억5000만㎡에서 2030년 91억8000만㎡까지 연평균 35%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설될 북미 공장은 배터리 부품 현지화 필요 비중이 90%로 올라오는 2028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 SKIET 관계자는 “올해 북미 시장의 분리막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FEOC 발표 직후 전기차 배터리 및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분리막 공급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