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화장품 부문 적자전환 전망
탈중국·구조조정 여파…회복은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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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엔데믹에 접어들었지만 ‘K-화장품’ 업계의 실적 회복이 요원하다.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 모두 2년 연속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구조조정에 이어 미국·일본 진출 등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지만, 면세와 중국 채널 부진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4조213억원)과 영업이익(1520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10.5%, 44.1% 줄었다고 전날 공시했다. 매출은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년보다 20% 가까이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1~2022년 6%대에서 절반 수준인 3.8%로 떨어졌다.
LG생활건강의 고민도 깊다. 지난해 매출(잠정)은 6조8048억원, 영업이익은 48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3%, 31.5%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10년 전(4964억원) 수준으로 돌아가 빨간불이 켜졌다. 2년 연속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 수요 부진과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감소가 실적 악화의 배경이다. 두 업체 모두 중국 관련 화장품 매출 비중은 40%를 웃돈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채널 재고 축소와 브랜드 리뉴얼로 432억원의 해외 적자를 냈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 부문이 성장한 것은 특이점이다. 미국은 라네즈 브랜드의 선전으로 매출이 2867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고, 중동·유럽에서는 매출이 62% 늘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화장품 판매코너. [연합] |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1년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인수하고, 지난해 10월 잔여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며 자회사에 편입시켰다. 코스알엑스는 지난해 3~4분기 ‘어드벤스드 스네일 96 뮤신 파워 에센스’가 미국 아마존 화장품 1위를 차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6000억원대 매출이 전망된다. 코스알엑스가 5월부터 연결 실적에 편입되면 실적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에뛰드를 제외한 주요 자회사의 부진은 과제다. 에뛰드는 뷰티 인풀러언서와 화장품 공동 개발, 단종된 인기제품 재출시를 비롯해 온오프라인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5.5% 늘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 MZ고객 대상으로 브랜드 접점을 넓히기 위해 ‘에스쁘아 연남’, 이니스프리 ‘디아일성’ 등 오프라인 고객 체험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또한 지난해 화장품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30% 가까이 감소했다. 중국 내 숨·오휘 오프라인 매장 철수에 따른 현지 매출 감소 효과가 불가피하다. 화장품 사업 부문의 구조조정도 진행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창사 후 첫 희망퇴직을,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첫 희망퇴직을 하며 효율화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지형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십 강화와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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