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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뜨는 한동훈에 가려진 이준석?[이런정치]
한동훈 출마 시 與에 도움 42%
총선 차출론 뜨자 견제성 발언도
이준석 “장관 아닐 때 일은 달라”
“민주, 그렇게까지 안 두려워 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연일 현장 방문 행보에 나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에 선을 긋는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한 장관에 대한 견제성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25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19~20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 장관의 출마가 ‘여당의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42%로 집계됐다.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 이들은 41%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74%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64%가 여당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포인트)

한 장관은 현재까지 ‘후임 장관 인선’이나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해선 “제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한 장관은 전날 오전 법무 정책 현장 방문을 위해 찾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임 장관’에 대해 묻는 말에 “저는 공직자고, 그 문제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지난 15일 법무부-서울시 범죄피해자 원스톱 솔루션 센터 설치·운영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한동훈(왼쪽) 장관과 같은 날 적십자 '2023 사랑의 선물' 제작 행사에 참여한 한 장관 부인 진은정 변호사. [연합]

다만 한 장관이 지난 15일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이틀 만에 보수층의 ‘텃밭’인 대구를 찾아 지지자들과 기차 시간까지 늦추며 사진 촬영을 한 점, 지난 24일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중 하나인 울산을 찾은 점, “5000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고 발언한 점 등에 비춰 한 장관의 총선 등판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장관의 ‘총선 출마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마찬가지로 2030세대와 서울 지역의 지지를 받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견제성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한동훈 장관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민주당이 혼비백산하게 도망가고 그 표현대로 만약에 선거를 이긴다면 구국의 영웅”이라면서도 “그런데 민주당은 한동훈 장관 그렇게까지 두려워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한동훈 장관이 오히려 만약에 호사가들 얘기하는 것처럼 저 때문에 일찍 등판한 거면 너무 등판이 빨랐다라고 얘기하고 싶다”며 “물리적으로 또 이제 한 1월까지는 장관직을 수행한다고 하는데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과 또 밖에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고도 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4.18기념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

이 전 대표는 또 “정치인에게 지역 연고가 있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 장관의 부모님 고향인 춘천 출마를 언급했던 때를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그 당시에는 굉장히 한동훈 장관 측의 반응이 안 좋았다”며 “그러니까 그때는 아마 제가 그렇게 말했던 의도를 우리는 서울이 어디나 당선될 수 있는데 그런 식으로 왜 지방으로 보내려 하냐 이런 식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전날 “제 얘기는 아니다”라며 “그렇게 말하기에는 춘천이 너무 멋진 곳”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지난 20일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도 상당히 고착화돼 가는 분위기고 이러다 보니까 한동훈 장관도 윤석열 대통령의 황태자 또는 후계자 이미지로 선거에 진입하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한동훈 장관이 앞으로 차별화된 모습들을 많이 보일 거로 기대하고 저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그러면 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 꾸준히 지적해 왔던 제 입장에서도 누가 누가 더 그런 걸 잘하나 경쟁할 수 있는 사이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도 보수 진영 내의 두 사람의 관계를 “대체재”, ‘경쟁 관계’라고 진단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동훈 장관과 이준석 전 대표는 일종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라며 “지난주까지는 이준석 전 대표의 이슈가 대체로 언론, 미디어, SNS를 장악했는데, 이번 주에는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2030 세대에서는 지지기반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한 장관이 부각될수록 이 전 대표에게 조금 불리한 그런 상황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두 사람에 대해 “경쟁 관계로 봐야할 것 같다”며 “이준석 전 대표는 스스로 뜨는 정치인인데, 한동훈 장관은 이제 수동적으로 띄우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보수 우파에는 중요한 정치적 자원들이기 때문에, 보수 우파의 외연 확대에 서로의 경쟁 관계는 긍정적 효과를 주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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