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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메가 서울’ 검토 필요하나 총선용 졸속 추진은 안돼

국민의힘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정하고 이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과 가까운 다른 도시들도 편입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해 비슷한 조건의 인접 지역들이 들썩이고 있다. 여당의 수도권 위기론을 타개할 총선용 아이디어라지만 휘발성이 큰 사안이다. ‘메가 서울’은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방을 살리는 국토균형발전의 큰 그림과 어긋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카드는 김동연 경기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설치해 김포·고양·파주·의정부·가평 등을 경기북도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애매한 위치에 처한 김포 입장에서 경기북도보다는 서울 편입이 더 낫다는 생각을 키운 것이다. 서울의 막강한 재정으로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지옥철’ 오명의 김포골드라인 등 주민 불편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게 사실이다. 국민의힘은 김포뿐 아니라 지역인구가 50만명 이내 규모로, 지역주민이 원할 경우 서울 편입을 추진하겠다는 기준까지 정했다. 고양, 성남처럼 100만명 안팎의 지역도 주민이 원한다면 편입을 검토하겠다고 해 전국이 요동칠 판이다.

서울은 지난 60년간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농촌인구의 유입으로 압축 성장해왔다. 좁은 지역에 많은 인구가 몰리면서 각종 문제가 끊이질 않았지만 1000만명을 찍은 이래 점점 인구가 줄어 지금은 940만명으로 내려앉았다. 집값이 오르면서 젊은 층이 외곽으로 밀려나다 보니 경기도는 비대해진 반면 서울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젊은 인구의 유입으로 도시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서울을 서해까지 관통하는 ‘메가시티’로 발전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발상은 그런 측면에서 의미는 있다. 메가시티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 시절부터 11개 메가시티 육성을 추진 중이고 일본 역시 도쿄 중심의 ‘간토’, 오사카·교토·고베 등의 ‘긴키’, 나고야 중심의 ‘추부’ 등을 메가시티로 육성해 서로 연결하는 슈퍼 메가리전까지 계획하고 있다. 거대 도시가 국가경쟁력을 대체하고 수많은 일자리와 서비스를 통해 경제성장을 견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메가시티 전략이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논의돼야 함에도 불쑥 ‘메가 서울’만 튀어나왔다는 데에 있다. 오히려 급한 쪽은 공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방이다. ‘메가 서울’정책은 블랙홀처럼 지역 인재와 자원을 빨아들일 수 있다. 총선용 포퓰리즘은 자칫 지역갈등을 부추기고 행정낭비만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선행해야 한다. 과거 세종시 추진 같은 갈등이 반복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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