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코틀랜드에 지어진 최대 규모의 여성 전용 감옥. 주택가와 매우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다.[데일리메일]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여자 수감자만 받는 교도소를 지었더니 인근 마을 주민들이 밤낮 없는 소음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에 지난 5월 1400억여원을 들여 지은 여성용 감옥이 주택가와 담장 하나만 사이에 두고 있는 탓에 인근 주민들이 감옥 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모리스 앤더슨(67)은 “우리 집 뒤뜰에 앉아 있을 때조차 그들이 서로 욕하고 ‘너희를 죽여버릴 거야’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며 “얼마 전에는 한 여성이 두 시간 넘게 휘파람을 불며 울부짖었다”고 말했다.
한 주민도 “개를 산책시키면서 감옥 안에서 수감자들이 서로 욕하고, 비명을 지르고, 서로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떨 때는 우리 개가 짖으면 ‘뭐하고 있느냐’고 재소자가 말을 걸어서 이제 다른 길로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도 “뒷마당에서 어린 아이 둘이랑 노는데 저속한 언어와 공격적인 욕설이 계속 들려와서 너무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이렇게 수감자와 마을 주민이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까닭은 감옥의 설계와도 관련돼 있다.
이 감옥은 주택가에 바짝 붙어있을 뿐만 아니라 문이나 창문에 창살이 없는 캠퍼스 스타일로 지어졌다. 이는 수감자들에게 자연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차분한 정서를 얻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감옥에는 현재 100명 남짓 인원이 수감돼 있지만, 인근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앤더슨 씨는 “나는 주민들 집과 너무 가까운 곳에 죄수들을 수용하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처음 당국에서 감옥 설립 소식을 알렸을 때는 이렇게 바짝 붙어있을 것이란 얘기는 없었다”고 항의했다.
스코틀랜드 교도소 대변인은 “이 감옥은 여성 수감자들을 지원하는 방식에 있어 중요한 단계 변화를 가져왔다”며 “하지만 주변 지역사회와의 관계는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기에 앞으로 소음 수준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인프라 및 운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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