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인도 정부와 ‘반값 전기차’ 생산 논의중
車 업계 “전동화 초기 단계…주도권 선점이 관건”
정의선(가운데)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와 테슬라 등 전동화 전환에 적극적인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인도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 작업에 한창이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글로벌 빅3 마켓’으로 급부상한 인도가 상대적으로 전동화 전환에 더딘 가운데 주도권을 잡아 시장 선점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7일부터 9일까지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자동차 인도공장을 살피고, 현지 임직원과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정 회장의 인도 연구·생산 기지 방문은 회장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 가운데 인도 공략에 가장 공을 들이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실제 현대차는 인도 정부와 지난 5월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10년간 전기차 생태계 조성과 생산설비 현대화 등에 2000억루피(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62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오는 2028년까지 현지시장에 전기차 6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 2년 만에 투자 규모를 5배 이상 늘린 것이다.
박태진(오른쪽 다섯 번째) 기아 인도법인장, 구디와다 아마르나트 안드라프라데시주 산업부장관(오른쪽 여섯 번째), 부가나 라젠드라나트 레디 안드라프라데시주 재무부 장관(오른쪽 일곱 번째) 등 주정부 관계자와 기아 임직원들이 기념식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기아 제공] |
현대차그룹이 인도에 주목한 이유는 가파른 시장 성장세와 잠재력이다. 세계 최대 규모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를 판매하며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인도 승용차 시장은 380만대 규모로, 오는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의 폭발적인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인도 시장에서 모빌리티 분야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정 회장의 주문 아래 양사는 현지 전략형 신차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높였다.
특히 기아는 지난 2019년 인도 공장 준공 이후 ▷셀토스 53만2450대 ▷쏘넷 33만2450대 ▷카렌스 12만516대 ▷카니발 1만4584대를 생산, 현지 진출 4년 만인 지난 13일 누적생산 100만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2021년에는 현지 자동차시장 조사업체인 ‘카 딜러 트랙커’가 발표한 ‘인도 딜러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우수 업체로 선정되며 톱티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2021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미디어 그룹 악셀 슈프링거의 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연합] |
업계는 인도 현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14억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인도가 미래 전기차 생산·판매 거점으로 가치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현대차·기아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현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 역시 대규모 투자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테슬라 최고경영진이 이달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을 만나 인도에서 약 3000만원대 ‘반값 전기차’ 생산을 위한 생산 기지 설립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투자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인도는 선진시장과 달리 앞으로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큰 완성차 시장”이라며 “특히 전기차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글로벌 업체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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