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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자동차구매의향지수 최저치 수준
원자잿값 인상·전동화 따른 신차 가격↑
해외도 소비↓…“체계적 판매전략 필요”
[123RF]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국내 자동차구매의향지수가 8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며 최저 부근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 둔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신차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24개국에서 18세 이상 1000명이 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도출한 ‘3월 자동차구매의향지수(VPI, Vehicle Purchase Intent Index)’를 29일 발표했다.

올해 3월 국내 소비자 VPI 지수는 69.8을 기록했다. 올해 2월(62.6)과 지난해 10월(63.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작년 3월(96.7)과 비교하면 수치가 급락했다.

VPI 지수는 향후 6개월 내 차량 구매 의향을 나타낸 소비자 비율을 지수화한 지표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2021년 10월 VPI 지수(100)를 기준으로 이를 상회하면 소비자 자동차 구매의향이 증가하고, 하회하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딜로이트는 구매의향 지수가 급감한 이유로 ‘신차 가격 상승’을 꼽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의 고급화, 전동화 전환에 따른 신차 가격 상승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차량용 주요 원자재 가격은 지난 2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알루미늄은 2020년 말 기준 t(톤)당 1704달러에서 2022년 2703달러로 59% 상승했다. 구리 가격은 같은 기간 t당 6181달러에서 8797달러로 42% 올랐다.

원자재 가격은 차량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올해 3월 공시된 현대차·기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승용차 가격은 2021년 대당 4758만원에서 지난해 5031만원으로, 기아 승용차 가격은 같은 기간 대당 3365만원에서 3431만원으로 각각 상승했다.

소비 위축 현상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소비자 VPI 지수는 3월 84.4로 2월보다 0.6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77.7로 조사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가 11월 82.8, 12월 84.8을 기록하며 완만한 회복세를 그렸다. 하지만 올해 1분기(1~3월) VPI 평균값이 84.1에 그치는 등 여전히 기준선보다 크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및 글로벌 소비자 VPI 지수. [딜로이트그룹 자료]

이에 딜로이트 글로벌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유로7 준수에 따른 자동차 생산 원가 상승, 중고차 재고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높은 금리로 인한 차량 할부 이자율 증가 등을 구매의향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이런 추세가 회복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수급 회복에 따른 자동차 출고 대기 기간이 줄고 있고, 전기차 및 차량 배터리 가격 인하 조짐이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세계 주요국이 전기차 판매 보조금 삭감·폐지 계획을 발표하면서,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가격 인하가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보급형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핵심 광물 가격이 안정되며 향후 배터리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소비자의 관심 증가가 차량 구매의향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딜로이트는 이번 조사에서 국내외 소비자들이 차량을 구매할 때 어떠한 요인을 따져보는지도 조사했다. 자동차 구매 시 직접적인 요인으로 국내 소비자의 24%가 ‘신차에 탑재된 최신 기능과 성능을 원한다’고 답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현재 보유 중인 차량의 유지비와 수리비 부담이 크다’(19%), ‘타사 혹은 다른 모델의 차량을 원한다’(16%)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소비자도 국내 소비자와 동일하게 ‘신차에 탑재된 최신 기능과 성능을 원한다’(23%)는 답변을 가장 많이 했다. 이어 ‘타사 혹은 다른 모델의 차량을 원한다’(18%), ‘현재 보유 중인 차량의 유지비와 수리비 부담이 크다’(15%) 순이었다.

김태환 한국 딜로이트 그룹 자동차산업 리더는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구매심리가 소폭 살아나기는 했으나 아직은 고금리 및 가계경제 악화로 인해 한국과 글로벌 모두 자동차 판매 시장 전체가 경직된 상황”이라며 “자동차 제조사들은 구매를 원하는 이들의 소비심리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체계적인 판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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