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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진의 남산공방] 누리호 발사 성공…국방과 민간 우주력

한국 민간우주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누리호’ 발사가 대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때마침 국방부는 국방우주력 건설을 위해 국방우주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제 국방우주력과 민간우주력의 관계를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할 때인 것 같다.

미국의 민간우주력을 이끌었던 유인 우주 프로그램은 1960년대 유인 달 탐사 비전 선언 이후 대규모로 확대됐으나 최초의 인간 달 착륙을 정점으로 투자가 다시 감소했던 바 있다. 그리고 2020년 미국의 유인 달 탐사 재개 선언에 따라 투자는 다시 확대될 전망이다. 이것은 시간적 흐름에 따라 민간우주력 발전의 부침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상용우주력에서도 정부 또는 정부를 대리하는 대기업들의 위성 발사 수주 경쟁부터 뉴스페이스 시대에 부상한 벤처 우주기업들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시간에 따른 변화가 있어왔다. 이렇듯 역사 속에서 민간우주력과 상용우주력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은 국가우주력 내의 나머지 영역인 국방우주력과의 관계 역시 변화하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사실 강대국들의 국방우주력도 20세기 이후 최소 3차례에 걸쳐 과학기술의 도약적 발전과 함께 변화해왔다.

첫 번째 과학기술 도약은 제2차 세계대전까지 축적된 군사기술을 기반으로 했고, 이때부터 최초로 우주를 경유하는 장거리 미사일과 우주로부터의 정찰감시 위성이라는 국방우주력이 등장했다.

두 번째 도약은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새로운 전쟁 양상 출현의 원동력으로 지목했던 컴퓨터와 디지털기술의 시대인 1980년대였고, 이때부터 우주를 대상으로 하는 미사일 방어와 다양한 위성 시스템으로부터의 군사지원능력이 발전됐다. 그리고 오늘날 세 번째 도약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발표된 제3차 상쇄 전략에 의하면, 지금까지 미국의 세 차례 상쇄 전략 시기는 각각 세 차례의 과학기술 도약시점과 일치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변화해온 국방우주력이 최근 뉴스페이스 시대의 정부와 민간기업 간 관계 변화라는 우주기업 생태계 변화 속에 놓여 있다.

과거엔 군사적 소요와 국가 위신 격상 요구가 국방우주력과 민간 우주력 발전을 견인했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뉴스페이스 현상과 함께 첨단 기술을 민간 빅테크기업들이 소유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민간 우주기업이 주도하는 상업적 우주 활용이 민간 우주력 발전을 견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났듯이 민간 우주기업들의 전쟁 참여 역량도 확대됨에 따라 상용우주력의 직접적인 국방우주력 전용 가능성 역시 증대되고 있다. 이것은 민간으로부터 국방으로의 기술 이전과 함께 국방우주력 내에서 민간부문의 역할 증대를 전망하게 한다.

따라서 과학기술 연구를 목표로 하는 민간우주력이나 민간 우주기업들로 구성된 상용우주력도 이제 국방우주력과 상호보완적으로 발전돼야 할 때가 열렸다고 할 수 있다. 이 미 미국은 민간의 첨단 기술을 국방 분야로 흡수하려 노력 중이고, 중국은 민군 융합 발전 중이 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방우주력 발전을 위해서도 민간우주력과 상용우주력의 핵심 주체들과 정부 내 다수 부처 간 실질적 협업 체계 수립은 긴요하다.

김광진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공군대학 총장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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