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제공] |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희망급식 바우처’가 20일 첫 시행 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학부모와 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삼각김밥 구매 제한 등 학생들이 즐겨 찾는 각종 편의점 음식이 구매 제한에 걸리고, 그나마 바우처 사용 기준에 맞는 도시락은 품절되기 일쑤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영양을 고려한다는 기본 원칙은 고수하되, 다음달부터 품목을 일부 늘리기로 했다. 편의점들도 바우처 사용 기준에 맞는 신상품 출시와 수량을 늘려, 초기와 같은 품절대란은 막는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다음달로 넘어가면서 시행 초기에 몰렸던 수요가 분산되면서 물품 구매도 한결 여유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락 품절이 많다길래 미리 편의점 별로 살 수 있는 제품도 알아보고 나름 아침 일찍 간다고 8시에 갔는데도, 못 샀어요. 아이가 둘이라 20만원이나 받았는데, 기한 내에 다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서울시 신길동 학부모 A씨)
지난 20일부터 사용이 시작된 희망급식 바우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원격수업이 늘고 학교 급식을 못 먹게 되자, 학생들의 결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사용가능한 10만원 포인트를 지급한 것이다. 소득기준 없이 다 받을 수 있고, 원격수업을 하는 서울의 초·중·고 학생 약 56만 명이 대상이다.
집 근처 어느 편의점에서 쓸 수 있는 10만원을 지급하면 환영할 것 같지만, 지금처럼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온 것은 학교급식을 대체한다는 취지에 맞춰, 구입가능한 품목에 제한을 뒀기 때문이다. 품목이 제한적이다보니 품절도 빠르다. 편의점 여러 군데를 방문해도 결국 헛탕을 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에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온 것.
평소 고칼로리·고염도라는 지적을 받아온 편의점 음식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급식바우처로는 도시락도 너무 짜면 못 사먹는다. 일부 도시락만 급식바우처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상품 입고와 동시에 물건을 싹쓸이해가는 이들도 있다. 편의점 도시락 사러 ‘오픈런’을 해야한다는 농담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구매가능한 10개 군의 품목은 식약처·식품영양학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도시락, 제철 과일, 흰 우유, 두유, 채소 샌드위치, 과채주스, 샐러드, 떠먹는 요구르트, 훈제 계란, 삼각김밥 제외한 김밥이 해당된다. 도시락은 1067㎎ 이하의 나트륨 함량과 990㎉ 이하, 단백질 11.7g 이상의 도시락만 구입 가능하다. 인스턴트 음식, 카페인·탄산음료는 제외된다.
[GS25 제공] |
교육청은 희망급식 바우처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받아들여 식사대용이 가능한 품목 위주로 구입대상을 추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7만원대 고가인 과일꾸러미 구입 등으로 본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4만원 이하 금액 제한을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들도 ‘나트륨 1067㎎ 이하, 칼로리 990㎉ 이하, 단백질 11.7g 이상’ 기준에 맞는 도시락 신상품을 늘려 바우처 수요 잡기에 나섰다.
세븐일레븐도 '소불고기덮밥', '숯불닭갈비덮밥' 등 도시락 4종과 샌드위치 2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마트 24는 도시락 신상품 2~3종을 출시해, 바우처로 구매 가능한 도시락 종류를 13~14개로 늘릴 예정이다. GS25는 최근 ‘더블고기도시락’ 등 학생들이 선호하는 메뉴로 구성한 도시락 3종을 출시한 데 이어 다음 달에 추가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초기의 혼선을 막기 위해 바우처 사용이 가능한 품목에 대한 안내 표시도 강화됐다. 아울러 CU는 도시락 상품의 열량과 나트륨 함량 표기를 기존보다 10배 이상 확대하기도 했다.
편의점 업체들은 희망급식 바우처로 구매 시 기본 10% 할인과 함께 10% 통신사 중복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외에 각 편의점별로 별도의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어, 사용 전 확인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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