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배달업계까지 합류한 라방시장
에스아이라이브(S.I.LIVE) 방송 화면. 2800만원짜리 목걸이(왼쪽)부터 고가의 미술작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라이브방송으로 판매하고 있다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 앱 화면 캡처]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21.49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입니다. 각종 해외 시상식에서 배우들이 착용해서 더 유명한 제품이에요.” 카메라가 어깨가 드러난 옷을 입은 모델을 비춘다. 모델 목에는 최초 판매가 2800만원, ‘웬만한 소형SUV 값보다 비싼’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빛나고 있다. 일반 라이브방송과 달리, 진행자들도 명품 매장 직원처럼 정장을 갖춰 입었다. 이날 ‘다이아몬드의 조건’ 방송에서는 고가의 다이아몬드제품이 소개됐다. 방송 중에 판매가 410만원인 다이아몬드 후프이어링이 판매되기도 했다.
국내 라이브커머스시장이 치열해지면서 시중에서 만나기 어려운 독특한 상품으로 시청자를 공략하는 방송이 늘고 있다. 방송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일으켜 시청자를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가의 제품을 판매할 때 거래액도 크게 늘어나 기업으로서도 긍정적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라이브방송 에스아이라이브(S.I.LIVE)를 럭셔리 라이브방송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다. 에스아이라이브 지난해 12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플랫폼이다. 판매제품은 명품 가방부터 프리미엄 가구, 미술작품까지 다양하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방송은 ‘황재근과 함께하는 명품백 상담소’로, 유명 디자이너가 직접 출연해 입문 명품백, 스테디 명품백 등 다양한 상황과 코디에 맞는 가방연출법을 제안했다. 재방송 시청률이 본방송 시청률의 3배를 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에스아이라이브 방송 진행자를 ‘퍼스널쇼퍼’라 부르는 등 일반 라이브방송과 차별화하고 있다.
'티몬홈라이브'에서 판매했던 오피스텔. [티몬 제공] |
정기적으로 부동산 분양권을 판매하는 곳도 등장했다. 20일 티몬은 최초로 리조트분양권을 판매한다. 앞서 티몬은 지난해 10월 진행했던 오피스텔 라이브커머스 판매방송이 흥행에 성공한 뒤 목요일마다 주거상품을 판매 중이다. 방송에는 쇼호스트가 시청자와 실시간 소통하며 모델하우스 현장을 소개하고, 분양전문가도 출연한다. 첫 방송 당시 동시 시청자 수는 6400명, 계약금 99만원을 낸 사람은 40명이었다. 1시간 분양권 라이브방송으로 모델하우스 방문객을 수천명 끌어올린 효과가 있어 건설사와 부동산 분양업체 선호도가 높다는 게 티몬 측 설명이다.
전례 없는 방송이 등장한 배경에는 치열해진 라이브커머스시장이 있다. e-커머스뿐만 아니라 IT기업, 배달업계까지 라이브방송을 시작하면서 웬만한 방송으로는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없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000억원 수준이었던 라이브커머스시장이 올해 2조8000억원, 2023년까지 최대1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 인재 유치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라이브커머스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홈쇼핑업계에서는 라이브커머스형 쇼호스트를 우대하고 있다. 최근 채용을 시작한 롯데홈쇼핑·K쇼핑 모두 성별·나이·학력 등 스펙을 보지 않는 대신, 라이브커머스에 특화된 인재를 뽑는다고 공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오는 31일까지 전문MC나 리포터와 같이 모바일방송 관련 경력을 우대하는 라이브방송 진행자를 모집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상품이해도, 방송진행력은 물론 모바일방송 경험, 고객 투표 등 새로운 평가요소를 도입해 미디어커머스에 특화된 인재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