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에겐 폭풍 할인·쿠폰 공세
영세 사업자는 소외…시장에서 도태 우려
배달 라이더 [사진제공=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24일 0시부터 서울·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업계 내 ‘배달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외식·커피 프랜차이츠는 배달·포장 주문 고객을, 배달앱은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할 라이더 유치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업계는 카페 내 취식금지, 음식점 오후 9시 이후 영업 금지 등 현 2단계와 유사한 조치를 지난 8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당시 겪은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배달 전쟁에 참전한다는 방침이다.
24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오는 12월부터 배달파트너에게 지급하는 배달 수수료 상한선(1만5000원)을 없애 ‘수수료 무제한’ 시대를 열었다. 거리두기 2단계 격상 등으로 라이더 확보가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 하에 신규 라이더 유치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앞으로 배달파트너는 최저 3100원에서 주문량이나 날씨에 따라 상한 없이 탄력적으로 할증이 적용된 배달 수수료를 지급받게 된다. 경쟁업체인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서울 지역에 한 해 건당 8000원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업계는 라이더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달앱 관계자는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면 라이더 구하기가 힘들어지는데 쿠팡이츠가 수수료 정책까지 바꾸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상한선이 사라진다 해도 음식 가격이 있어 수수료가 수만 원까지 치솟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카페에 앉아있는 사람들. 24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작되면서 12월 초까지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된다. [사진=김빛나 기자] |
2단계를 맞아 배달 주문 고객을 위한 할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배달의 민족은 총 50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함께 11월 내내 요일별 할인을 제공한다. 또한 첫 주문 고객에게 배민은 7000원, 쿠팡이츠는 최대 1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위메프오는 오는 29일까지 BBQ·굽네치킨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할인 행사에 들어간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소식이 갑작스러운 면이 있어 내부 의견을 정비해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할인이나 배달·포장 주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하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이러한 배달 전쟁은 ‘남의 일’이다.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 프랜차이즈처럼 배달을 할만큼 메뉴가 다양하지 않고, 할인 공세도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후 영세업자들은 모두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서울 마포구 A 카페 매니저 김상헌(20)씨는 “디저트 메뉴가 풍성하고 고객 리뷰도 많은 프랜차이즈 카페랑 경쟁이 안 된다”며 “거리두기 2.5단계 때도 매출이 급락해 한 번 휴점 했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주문을 제 시간에 배달해야 하는 라이더의 안전 역시 우려되는 문제 중 하나다. 라이더유니온과 사무금융우분투재단에 따르면 올해 집계한 라이더 사고 건수 사례 가운데 약 30%가 거리두기 2단계 기간에 발생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혁신적인 배달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라이더 모두에게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