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맵단짠(3S)’ 인기
간편식 선호도 ‘밀키트’로 확대
라면은 ‘컵라면’ 대신 ‘봉지라면’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0개월째 이어지면서 장바구니와 주방 풍경도 달라졌다.
내식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즉석밥과 냉동식품 대신 ‘제대로 된 한끼’에 가까운 밀키트 선호도가 높아졌다. 라면도 ‘컵라면’보다 ‘봉지라면’ 인기가 높아졌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줄 ‘단짠’ 스낵류는 주방 한켠을 차지하고, 홈카페 기분을 낼수 있는 빵과 잼 등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과자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달 14일부터 30일까지 소비자 2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전후 식품 소비 변화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로 구매하는 식료품(가공식품) 품목이 변화했다는 응답자가 74.2% 달했다. 식료품 구매 주기가 ‘주 1회’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코로나 발생 전 42.5%에서 현재(10월 기준) 34.9%로 줄었고, ‘주 2~3회’라는 답변은 29.8%에서 42.5%로 뛰었다. 1회 평균 장보기 비용은 7만8605원에서 8만7704원으로 9099원이 늘었다.
코로나 이후 두드러진 식료품 소비 패턴 중 하나는 단맛(Sweet), 매운맛(Spicy), 짠맛(Salty)의 소위 ‘3S’ 푸드 선호도가 높아진 점이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함이나 스트레스를 ‘맵단짠’ 식품으로 해소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대표적으로 단짠 스낵류 소비가 늘었다. 감자칩계 명품으로 불리는 ‘보닐라 감자칩’은 영화 ‘기생충’ 속 간식으로 인지도 높였고, 스트레스를 짠맛으로 해소하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며 인기를 끌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과자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
간편식 장보기에도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 초기에는 간편하면서도 장기보관이 가능한 즉석밥과 핫도그, 만두 등 냉동식품 등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 들어선 직접 요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밀키트, 소스류 등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라면류 선호도도 미묘하게 달라졌다.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인사이트에서 2018~2019년 라면 카테고리 인기 검색어 1위는 ‘컵라면’이었으나 올해(1~7월)는 ‘(봉지)라면’이 그 자리를 꿰찼다. 특히 ‘신라면’, ‘짜파게티’, ‘진라면’, ‘안성탕면’ 등 장수 브랜드가 검색 상위권을 차지했다. 집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라면도 각종 식재료를 추가해 요리처럼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색적인 맛보다는 익숙한 맛의 라면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집에서 놀이와 휴식을 즐기는 홈루덴스족과 재택근무자가 늘면서 ‘홈카페’ 관련 식료품도 부상했다. 커피머신과 캡슐커피 판매가 늘었고,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빵과 잼, 치즈, 시럽 등의 인기도 높아졌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서 제공하는 소매점 매출관리시스템(POS)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치즈는 전년 동기 대비 12.8%, 프리믹스(케이크·쿠키 등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조제분)류는 10.3%, 빵은 8.8%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ha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