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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이만하면”…기관 북클로징 당겨지나
보유지분 계속 매각해
올 수익 이미 ‘플러스’
4분기 불확실성 높아
투자전략 소극적으로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주식은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수급으로는 사는 쪽과 파는 쪽의 대결이다. 주체로 나누면 지금은 기관과 개인의 싸움이다. 자금의 성격으로 따지면 ‘남의 돈’과 ‘내 돈’의 차이다. 상대를 알아야(知皮) 위태롭지 않을(不殆) 수 있다. 올해는 ‘남의 돈’ 굴리는 이들이 서둘러 장사를 접을 듯하다. 미국 대선이 분수령이지만, 증시가 일찌감치 파장을 맞을 수도 있어 보인다.

▶기관들 “내 돈도 아닌데…이만하면”=기관들은 주식을 팔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지난 3월의 아찔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4월 이후 증시 급반등으로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도 많이 높아져 조절할 때도 됐다. 내 돈도 아니니 이만하면 됐다 싶을 것이다. 3분기 말이니 일단 차익을 실현해 올해 성과를 확정해 놓는 게 안전하다. 특히 연기금이라면 더욱 그럴 지 모른다.

중앙은행이 돈을 더 풀고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나온다면 유동성 ‘파도’를 좀 더 즐길 수도 있겠지만, 정치의 속성으로 볼 때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여야가 경기부양안에 합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방준비제도(Fed)도 요즘 말을 아끼는 게, 대선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기관들로서는 일찌감치 올해 결산(book-closing)을 하는 게 나은 상황이다.

▶개인들 “내가 올린 장인데…이 정도론”=개인들은 계속 사고 있다. 증시 반등을 이끈 것도 사실 개인 자금이다. 기관들은 개인이 사는 틈을 타 보유물량을 털고 차익을 챙겼다. 개인들은 꾸준히 사면서 매수 단가가 계속 높아졌다. 그래서 딱히 손에 쥔 게 없다.

수익에 대한 갈증은 적극성으로 이어진다. 팔아치우는 기관에 밀리면 보유주식의 평가손실이다. 안 밀리려면 돈이 더 필요하다. 최근 예탁금도 신용융자도 줄어들고 있다. 정부의 압력을 받은 은행들이 신용대출의 고삐를 죌 태세다. 증권사 신용융자는 자기자본한도에 근접해 더 이상 가파르게 늘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외국인의 도움 없이 반등을 이끌기는 역부족이다. 다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청약 이후 몰렸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된다면 수급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외국인 “주식보다 채권…”=외국인은 올해 가장 많이 주식을 판 세력이다. 3분기 들어 다소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파는 쪽이다. 외국이도 큰 분류로 보면 기관이고, 역시 ‘남의 돈’이다. 벌만큼 벌었고 더 벌 만한 뚜렷한 재료도 없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는 적다. 원화강세가 환차익 재료지만, 주식보다 채권 운용에 유리하다. 미국채 대비 수익율(yield)가 높은 한국 국채만 적극적으로 사고 있다.

외국인의 발길을 돌릴만한 재료는 3가지다. 미국의 경기부양과 연준의 유동성 확대, 또는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의 개발, 그리고 실적이다. 미국의 주요 정책은 대선 이후가 유력하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은 예측불가다. 그나마 10월에 기대할 재료는 실적이다. 시장 보다는 종목이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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