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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박싱]'돌밥돌밥' 스트레스에 쌀값 너마저...한달새 7% '쑥'
쌀 20㎏ 도매가 한달새 4000원 올라
긴 장마에 생육부진…생산량 1.6% ↓
쌀 소비 늘며 오름세…당분간 지속 전망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최모(77)씨는 대목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도 웃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추석 장보러 나온 손님이 줄어든 데다, 최근 쌀값이 오르면서 마진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쌀집에서 햅쌀 한포에 5000원 가까이 오른다고 들었는데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올 여름 기록적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밥상 위 식재료 중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기 힘들어졌다. 배추와 무, 호박 가격은 그야말로 ‘금값’이다. 채소와 과일을 중심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은 가운데, 최근 쌀값까지 오름세를 보이면서 소비자 부담을 더하고 있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쌀 20㎏ 도매가격은 5만3120원으로 한달 전보다 7.1%, 전년보다 9.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간 평균가격인 평년가격과 비교해선 29.6%가 올랐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쌀을 고르는 소비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쌀값이 오른 건 여름철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병충해 발생이 늘면서 벼 생육이 부진해진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최근 태풍으로 인해 벼 쓰러짐(도복) 등 피해가 발생한 영향도 크다. 작년보다 쌀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다, 기상악화로 인해 단수(단위면적당 생산량)도 1.2% 줄면서 올해 쌀 생산량은 전년대비 1.6% 감소한 368만3000톤을 기록했다.

쌀 재고가 바닥난 점도 가격인상 요인이다. 2019년산 쌀 생산량이 전년대비 적어 시장공급물량 자체가 줄었는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영향으로 쌀 판매는 증가하면서 구곡 재고가 거의 소진됐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쌀 재고량은 13만2000톤으로 전년대비 35.3% 감소했다.

이 가운데 매년 줄어왔던 쌀 소비량은 올해 감소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그간 식생활 변화로 인해 국내 쌀 소비량은 감소세를 이어왔다. 통계청이 올초 발표한 농림어업 통계정보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쌀 소비량은 2009년 74㎏에서 2018년 61㎏으로 감소했다. 매년 1㎏ 안팎으로 쌀 소비가 줄고 있는 셈이다. 이에 올해는 쌀 소비량이 5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집밥 소비가 늘면서 올해는 쌀 소비량 감소폭이 예년보다 작거나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소비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쌀 공급량은 줄었는데 소비는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면서 최근 쌀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박한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올해 벼 생육 부진으로 인해 물량이 작년보다 적은데,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정 판매가 늘면서 가격이 다소 오른 부분이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내년 수확기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언박싱’은 헤럴드경제 컨슈머팀이 취재 현장에서 발굴한 재밌는 현상들을 여러분께 공개(언박싱)하는 코너입니다. 기사를 통해 기다렸던 택배를 언박싱할 때처럼 즐겁고 짜릿한 경험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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