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9.19 남북군사합의 2주기인 19일 오전 강원도 철원 인근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19일 9.19 남북군사합의 2주년을 맞아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해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취임 첫 공식일정으로 남북 군사당국의 합의사항인 남북 공동 유해발굴을 강조하고 나서 재임 기간 중 남북 대화를 뒷받침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장관이 공식적으로 9.19 군사합의 사항 이행을 강조한 것이어서 향후 북측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서 장관은 "오늘이 9.19 남북군사합의 2주기가 되는 날"이라면서 "군사합의는 남북 간 군사적 충돌 방지와 신뢰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9.19 군사합의는 남북 정상회담 후 합의사항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수립한 세부 지침이다. 과거 남북 정상이 특정 현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하더라도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가 뒤따르지 않았다는 반성에서 양측 정상이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해 만든 장치다.
새로 취임한 서욱 장관은 이러한 장치가 지난 2년간 큰 문제 없이 잘 작동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9.19 군사합의 사항에서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은 사항을 확인 및 점검하고, 향후 남북 군사당국이 이 문제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보자는 제안으로도 풀이된다.
서 장관은 "9.19 군사합의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접경지역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이 실질적으로 완화됐다"며 "66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다가가지도 못했던 비무장지대 내에서의 역사적 유해발굴이 최초로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측이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남북공동 유해발굴에 호응하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며 "화살머리고지에서 하루빨리 남과 북이 함께 공동유해발굴을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이 9.19 군사합의를 통해 합의했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는 대표적인 현안은 남북 공동유해발굴, JSA(공동경비구역) 자유왕래, GP(감시초소) 전면 철거, 남북군사위원회 가동 등이다.
결국 서욱 장관 바람대로 남북 공동유해발굴이 이뤄지게 되면 JSA 자유왕래, GP 전면철거, 남북군사위원회 가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JSA 자유왕래는 민간인이 JSA를 방문했을 때 현재는 MDL(군사분계선)을 서로 넘어갈 수 없다. 북은 북쪽에서 MDL까지, 남은 남쪽에서 MDL까지를 각각 최대 활동영역으로 두고 방문한다. 그러나 향후 JSA 자유왕래가 9.19군사합의대로 실행된다면 JSA 지역은 남북 민간인 또는 해외관광객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지역으로 변화하게 된다.
GP 전면철거는 지난 2018년 연말까지 남북이 상호 합의하에 GP 11개소를 시범 철거한 것에 이어 휴전선 전역에 설치돼 있는 남북의 GP를 모두 철거하는 것이다. 남북은 9.19군사합의에서 시범 철거 이후 전면 철거로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남북군사위원회는 지금까지 수십년간 남북 군사당국이 구성 및 가동의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아직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전대미문의 기구다. 만약 이 위원회가 공식 출범하게 되면 남북 군사현안에 대해 대부분 이 기구에서 다루게 된다. 남북군사당국의 공식 채널이 형성됨에 따라 군사적 긴장감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서 장관은 "군 본연의 임무인 완벽한 대비태세가 유지된 상태에서 9.19 군사합의가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장병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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