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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文대통령, 국방장관에 서욱 발탁한 이유 4가지
문재인 대통령, 28일 신임 국방장관 '원포인트' 개각
유력 합참의장 후보, 서욱 육군참모총장 장관에 지명
육사 비선호, 문민장관 기대감 모두 뛰어넘은 '파격'
9.19 합의 참여·전작권 전문가·호남·육해공 배분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서욱 육군 참모총장을 지명했다. 사진은 2019년 4월 15일 문 대통령이 서욱 육군참모총장의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은 날 촬영.[연합]
2019년 국군의날 행사에서 경례하는 문 대통령과 정경두 국방장관, 서욱 육군 참모총장.[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군에서는 서욱 육군참모총장이 28일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의외라는 평이 나온다. 청와대에서는 지금까지 육사 출신 육군을 비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에 군인 출신이 아닌 문민 국방부 장관이 나올 거라는 전망이 높았던 터다.

그러나 이런 예상을 모두 뒤엎고 임명된 지 1년 4개월여 된 서욱 육군참모총장이 군인 출신이자 육사 출신 군인으로서 신임 국방부 장관에 지명된 것이다.

서욱 총장의 발탁은 국방부 장관으로 '비육군'을 선호하던 문재인 정부 기조와 정면 배치되는 선택이다. 현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은 해군참모총장 출신 송영무 장관이고, 두 번째 장관은 공군참모총장과 합참의장을 역임한 현 정경두 장관이다.

또한 통상적인 수순으로 여겨지던 합참의장-국방부 장관 트랙도 깨졌다.

통상적으로 육해공 각 군의 참모총장은 합참의장을 역임한 뒤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김관진 장관, 한민구 장관, 정경두 장관 등 다수의 전임 국방부 장관들이 합참의장을 거친 뒤 장관직을 맡았다. 서욱 총장 또한 원인철 공군참모총장과 함께 차기 유력한 합참의장 후보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번에 합참의장직을 건너뛰고 바로 장관 후보자로 직행한 것이다.

서욱 총장은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될 때도 전방 사단장과 군단장, 합참 작전본부장을 역임해 육군을 대표하는 작전통으로 꼽히긴 했지만, 야전군 사령관은 경험하지 않아 단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런 단점과 당시 야전군 사령관으로 근무하던 선배들을 뛰어넘어 총장에 임명됐다. 이번에도 합참의장직을 건너뛰고 장관직에 바로 임명되는 비슷한 패턴을 보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육군 또는 비육사 출신 장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배경은 육군이 군의 오랜 기득권 세력으로 비쳐진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육해공군 중 육군의 병력이 가장 많고, 장성 수도 가장 많다. 현 정부 초기 국방개혁2.0의 일환으로 군 장성 감축을 추진할 때도 가장 크게 반발한 군 내부 세력이 육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연유로 육군 내에서 가장 큰 기득권 세력으로 여겨졌던 육사 출신들은 현 정부에서 대체로 중용되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육사 출신의 육군참모총장이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발탁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육군의 육사 출신, 유력한 합참의장 후보를 장관으로 지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문 대통령 재임 중 가장 큰 군사분야 치적으로 여겨지는 9.19 군사합의에 서욱 총장이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작전통으로서 향후 현 정부의 가장 큰 숙제로 남은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 호남 홀대론을 극복할 적절한 카드, 육해공 탕평인사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인사로 볼 수 있다.

1. 서욱 총장은 2018년 역대 제5차 남북정상회담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9.19 군사합의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국방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과 함께 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9.19 군사합의에 따라 추진해야 할 사업이 산적해 있어 이 분야 이해도가 높은 인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2. 또한 문 대통령은 임기 내 가급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마무리짓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욱 총장은 한미연합작전 및 육해공 합동작전 등의 전문가로 꼽히고 있어 전작권 전환 추진에 적임자로 평가된다.

또한 전작권 전환은 문 대통령에게 오래된 숙제다. 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하던 '국방개혁'의 버전 2.0격인 '국방개혁2.0'을 추진하면서 당시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전작권 전환이 중단된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갖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 한미 양국은 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해 2012년 4월 17일로 합의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2015년 12월 1일로 1차 연기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 다시 2020년대 중반쯤으로 2차 연기했다. 이때 우리 군은 미군 측에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라는 원칙을 요구해 한국군의 미래 연합사령부 지휘 능력을 미군으로부터 검증받기로 했다. 우리 스스로 전작권 전환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구한 셈이다. 오늘날 전작권 전환을 위해 미군으로부터 IOC(기본운용능력), FOC(완전운용능력), FMC(완전임무수행능력) 등의 검증을 받게 된 까닭이다.

3. 서욱 총장이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참여정부 당시 호남 홀대론으로 호남권에서 큰 비난을 받았다. 확실하게 정치적 지지를 보여준 지역을 홀대했다는 괘씸죄에 걸린 셈이다. 1962년 광주광역시에서 출생한 서 총장은 광주 인성고를 졸업하고 육사 41기로 임관했다.

4. 아울러 임기 말 문 대통령이 육해공 균형을 고려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대 장관은 해군, 2대 장관은 공군이었으니, 3대 장관으로 육군을 선택해 구색을 갖추고자 했다는 것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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