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5명 사망 120명 상해 입어
2015년 1월 1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2015년 1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건의 책임자인 건축주와 건축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축주 서모(66)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감리 담당 건축사 정모(53) 씨에게도 징역 2년형을 확정했다.
서 씨는 계단과 복도 사이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도어클로저(방화문 자동 개폐 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피해를 유발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각 층에 필요한 배관과 전기선이 지나는 EPS(Electrical Piping Shaft)실은 화재 위험이 크기 때문에 법에서 별도의 방화구획으로 설계하도록 돼 있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서 씨는 건축분양 업무를 하는 개인사업주로 대봉아파트를 건축하고 창호공사, 전기설비공사 등 마무리 시공을 맡았고, 정 씨는 대봉아파트 설계감리업무를 담당했다.
2015년 1월 10일 대형 참사를 유발한 불은 사소한 실수에서 시작됐다. 대봉아파트에 거주 중이던 주민 김모(58) 씨가 겨울에 오토바이 열쇠가 뽑히지 않자 라이터로 키를 꽂은 부위를 가열했다. 김 씨는 열쇠를 뽑아 집으로 향했지만, 오토바이 키박스 내부에서는 불꽃이 생겼고 연료통으로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주차장 천장으로 옮겨붙은 불은 순식간에 10층까지 확대됐다. 방화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화염과 연기가 겉잡을 수 없이 퍼졌고, 5명이 사망하고 120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등의 상해를 입었다.
1심 재판부는 서 씨와 정 씨에게 각각 징역 4년6월과 4년을 선고하며 법정구속했다. 실화자 김 씨에게는 금고 1년 6월에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서 씨 등이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했고 관계 법령 등 제도상 미비점으로 인해 화재가 확산된 점을 인정해 일부 감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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