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7년간 끌어온 유승준 입국 거부 논란, 사실상 일단락 수순
2002년 병역 보증인 세운 뒤 미국에서 시민권 취득, 17년간 논란 지속
대법원 판결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자 발급될 전망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1,2심에서 연이어 패소하면서 일단락되는 것으로 보였던 가수 유승준(43) 씨의 입국 분쟁 소송이 대법원에서 “다시 심리하라”는 판결이 내려지며 반전을 맞이했다. 유 씨가 소송을 낸 것은 2015년이지만, 병역기피 논란이 불거진 것은 2002년부터여서 사실상 17년에 걸친 입국 시도가 성사될 길이 열린 셈이다.

유 씨는 2001년 대구경북병무청에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유 씨는 같은해 귀국보증제도를 이용해 해외로 출국했다. 귀국보증제도는 입영대상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성인 2명을 보증인으로 내세우는 것을 말한다. 유 씨는 지인 2명을 보증인으로 세우고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입국했다.

논란은 유 씨가 귀국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생겼다. 유 씨는 미국 일정이 끝나면 귀국한다는 가서를 쓰고 출국 허가를 받았지만, 그는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뒤 우리나라 총영사관으로 가서 국적 포기 의사를 밝혔다.

병무청은 법무부를 통해 입국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사실상 유 씨가 병역 문제 때문에 해외로 도피했다는 판단에서였다. 출입국관리법상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은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실제 유 씨는 2002년 2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려고 했지만,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채 6시간을 공항에서 머물다 미국으로 되돌아갔다. 2003년에는 유 씨의 예비 장인이 사망하면서 한시적으로 3일간 입국이 허용됐다. 이게 유 씨가 우리나라 땅을 밟은 마지막이었다.

유 씨는 2015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사죄하는 마음으로 무릎을 꿇는다, 한국의 병역을 하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물의를 일으키고, 허탈하게 해드렸다"고 밝혔다. 유 씨는 같은해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인 ‘F-4’ 비자의 발급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총영사관 측이 비자 발급을 거부한 데에는 충분한 사유가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증을 발급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총영사관은 재외국민이 비자발급을 요청하면 발급을 거부할 만한 사유가 있는지를 따져보고 처분을 내려야 하는데,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잘못이 있다는 판단이다. 판결 취지를 따른다면 향후 다시 열리는 재판을 통해 총영사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 씨에게 비자를 발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 씨가 소송을 통해 얻으려는 F-4 비자는 우리나라 국민이었다가 외국으로 귀화한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비자다. 사실상 투표권을 제외한 모든 법적 권리를 내국인과 동등하게 누릴 수 있다.

jyg9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