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태양’ 후유증이 새정치민주연합을 괴롭히고 있다.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 체제가 시작된 지 1주일 만에 양측이 결국 ‘일정 별거’를 선택했다. 3일부터다.
2일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4ㆍ3 제주 방문 일정에는 안철수 대표와 신경민ㆍ이용경 최고위원만 참석한다”며 “제주도당에 관련 일정을 요청해 둔 상태다”고 말했다. 그러나 3일 제주 일정에는 김한길 대표는 동행치 않는 것으로 확정했다. 지난달 26일 창당대회와 지난달 31일 기초선거 공천 폐지 서명운동을 받으면서 두 대표가 함께하면서 현장 분위기가 어색하다는 양측 참모의 조언 때문이다.
김 대표와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정홍원 국무총리 예방에는 함께 참여하지만, 3일부터는 당분간 ‘별거 일정’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표가 일정을 따로 잡도록 한 것은 1주일간 두 대표가 일정을 함께 소화하면서 안 대표는 ‘대중적 인기’에, 김 대표는 ‘연설’에 있어 양측의 강점과 약점이 대비되는 모습이 좋지 않게 비쳐질 수 있다는 조언 때문으로 알려진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십수년간 정치를 해온 사람과 CEO 출신 인사의 강점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진행된 전국 순회 창당대회 과정에선 안 대표와 사진을 찍으려는 인사들이 몰려들어 곁에 선 김 대표의 모습이 어색해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반면 김 대표의 호소력 짙은 연설과 비교되며 안 대표 측 연설엔 참여자들의 호응이 상대적으로 적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두 대표의 비서진 간 견해차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 측이 사무실을 함께 쓰자는 제안했으나, 안 대표 측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다.
메시지와 일정 등에 대해서도 양측 비서진 사이엔 ‘함께하자’ ‘아직은 이르다’는 등의 의견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