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새누리당의 경기 지사 유력 후보인 남경필 의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상곤 전 교육감이 야권 후보로 확정된다면 ‘필패’”라고도 했다. 자신의 경쟁력으로는 경제부총리 등 차관급 이상 행정직을 5번이나 맡았던 경력과 경기도를 위해 행한 업적 등을 꼽았다.
김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경기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국정 운영 경험이 필요하다. 저는 경제부총리 등 차관급 이상 직무를 5번이나 했고, 당에 들어와서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최고위원도 했다”며 “남경필 의원은 원내수석을 했던 것이 전부다. 아직은 도지사 감이 되기 위해선 좀 더 (다른 역할들을) 해야 한다.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장관이나 원내대표를 하려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5선인 남 의원의 출마가 ‘중진차출론’ 때문이란 점을 꼬집은 것이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이 남 의원을 경기지사 선거에 집어 넣은 것은 잘못 판단한 것이다. 남 의원은 캠페인이 계속될수록 여러 악재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남경필과 내가 붙으면 필승이고, 남경필과 김상곤이 붙으면 필패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김상곤 불가론’의 이유에 대해선 “‘진보 대 보수’로 치러진 이전 선거에선 이긴 적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김 의원은 “지난 20년 동안 경기도지사 등 경기지역 광역단체장 선거에선 진보가 전부 졌다. 유시민 출마 때에는 대도시에선 2~3% 이겼지만, 도농 복합 지역과 경기도 북부에서 10%대 차이로 졌다. 2012년 총선에서도 대도시에선 이겼지만, 경기도 전체의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선 우리가 5% 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경기도의 정치 환경은 진보가 지도록 구성돼 있다. 저는 경기도 북부 지역에서 지지율이 많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경기도 치적’도 힘줘 말했다. 그는 “경제부총리로 있을 때 허가가 나지 않던 파주 LG디스플레이 유치를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설득해 인가를 내주도록 했고, 결국 지금은 세계적 기업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 ‘수원비행장 이전’에 대해서도 “수원비행장을 경기 남부 지역으로 이주토록 하는 법을 만들어서 조만간 이전 공사가 시작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2월 수원 고등법원 설치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이야기할 때엔 남 의원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수원 고등법원 설치법안 발의를 내가 대표 발의 했는데, 2월 본회의 장에서 남경필 의원이 김무성 의원과 잡담을 하다가 투표를 안했다”며 “설사가 났어도 누르고 설사를 해야지 ‘찬성’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데 그걸 안했다”고 쏘아붙였다. ‘김무성 의원과의 잡담’이 사실이냐고 다시 묻자, 김 의원은 “우리 비서들이 봤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제가 경기지사 후보가 되면 새누리당에서 ‘진보 대 보수’ 프레임으로 몰고 갈 수가 없다. 새누리당이 건드리기가 아주 까다로운 사람이 바로 저”라며 “나를 진보의 아이콘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으냐. 남 의원이랑 저랑 TV토론회 등에 나오게 되면 남 의원의 행정경험 없음이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사진=이길동기자 gd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