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오는 15일 여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라디오 정치’가 한창이다. 출근길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주요 정책이나 당내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일정을 개별 의원들과 접촉해 교감하는 것만큼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 선거 전략에 따라 활용 패턴도 이채롭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주영 의원은 주변의 ‘열세’ 평가를 적극적인 라디오 유세로 보완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10일까지 총 8차례 라디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당내 소통 문제 등에 있어 상대 후보인 최경환 의원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최 의원의 우세가 점쳐지면서 한때 당내에서 최경환 단일 후보 추대론도 흘러나왔지만, 라디오 등을 통한 적극적 공세로 이 의원이 열세를 상당히 만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상대적으로 느긋했던 최 의원 측도 최근 들어 라디오 인터뷰에 부쩍 적극적이다. 10일까지 6차례 라디오에 출연하면서 경제민주화 입법 속도조절론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신뢰관계를 강조했다. 특히 ‘원조 친박(친박근혜)’임을 공공연하게 내세우며 당청 관계의 핵심인 박심(朴心)과의 교감에 있어 비교우위에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선 전병헌, 김동철, 우윤근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전 의원이 라디오 유세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달 초부터 10일까지 라디오 방송에 4차례 출연해 김 의원(3회), 우 의원(1회)에 비해 출연 빈도가 잦았다.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혔던 전 의원이 사석에서 “선거든 뭐든 선점이 중요하다”며 강성 이미지를 구축했던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세 후보간에 우열을 판가름하기가 어렵다는 판세 분석이 나오면서 라디오 출연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이미 후보들마다 다음주에 2~4차례씩 라디오 인터뷰 일정이 잡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후보들 사이 지지도도 엇비슷해 라디오 방송국 측에서도 공평하게 번갈아 릴레이하듯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5.4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 대표직에 오른 김한길 대표는 경쟁 후보였던 이용섭 의원과 출마선언 이후 라디오 출연횟수(9회)가 같았다. 하지만 선거 기간 전반에 걸쳐 고르게 출연 일정을 잡은 이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으로 일정을 집중시키면서 대외노출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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