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를 앞세운 ‘안철수’의 원내 입성에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를 강조할 때마다, 기존의 정치권이 ‘구정치’로 전락하는 탓이다. 여당과 야당, 그리고 각 당 계파의 입장에 따라 안 의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러가지로 나뉜다. 짧게 정리하면 민주통합당 고민의 끝은 ‘분당’에, 새누리당 고민의 끝은 ‘정치개혁의 강도’에 꽂힌다.
▶친노, “지켜보자”=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을 이끌었던 ‘친노’ 측은 안 의원의 원내 진출에 대해 일단 관망이다.
한 친노 성향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실 정치가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 했고, 또다른 의원은 “대통령이 된 것도 아니고 일단은 지켜봐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친노에서 볼 때 안 의원은 ‘아직은 300명중 1명’이라는 것이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안 의원의 차기 활동에 대해 미리부터 ‘호들갑’을 떨지 말자는 기류도 읽힌다.
▶비주류, “신당만 하지마라”=민주당 비주류의 관심은 ‘입당’이냐 ‘신당’이냐다. 입당한다면 끌어안겠지만, 신당이라면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노원병에 ‘무공천’을 선택한 데도 비주류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안 의원측에 ‘선의’를 제공하면서 입당의 ‘빌미’를 줬다는 자평이다. 비주류 대표격인 김한길 의원은 “신당 창당은 결과적으로 새누리당만 반길 일”이라고 말했다.
비주류가 신당을 걱정하는 이유는 야권발 정계개편 가능성 때문이다. 문제는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을 막을 수 있는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비주류측 관계자는 “신당 창당은 기정사실 아니겠냐”고 말했다.
▶친박, 애써 외면, “자극제 정도…”=새누리당 친박계는 안 의원의 국회 입성에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굳이 안 의원을 대선 때처럼 적(敵)으로 구분짓지도 않는다. 친박계 박민식 의원은 25일 라디오에서 “새누리당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며 “새누리당이 선제적으로 개혁, 쇄신하는 몸부림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애써 의미를 축소하지 말고, 겸허히 선거 이후의 정치 지형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일 대변인도 논평에서 “유권자들이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경각심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비박, “정치개혁 출발점될 듯”=비박계 내부에선, 안 의원이 2배 가까운 지지율 격차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를 이긴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안철수’의 파급력에 대한 의미도 크게 부여했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국회의원 300명 중 한명이 아니다. 안 의원과 국민연합군이 다른 국회의원 299명을 상대로 여야 관계없이 정치개혁의 화두를 띄워서 압박해올 것”이라며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비박계인 정병국 의원은 “문재인 후보도 국회의원으로 역할이 거의 없지 않나.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인과 그 이후의 행보는 또 다르다. 간단치 않을 것이다”이라며 다소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홍석희ㆍ조민선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