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ㆍ주류 측이 내세운 당대표 주자, 김부겸 전 의원이 당대표직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민주통합당의 차기 지도부 구성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김한길 의원이 차기 민주당 대표에 선출될 공산이 커진 가운데, 친노ㆍ주류측이 어떤 ‘대안’을 마련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1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저는 5ㆍ4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하고자 한다. 출마를 안하면 그만이지, 굳이 떠들고 다닐 이유가 있나 싶어 많이 망설였지만 일부 언론에 기사화까지 되었으니 거취를 분명히 해두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전대가 친노 대 반노 구도로 가서는 안된다“며 ”그것은 퇴행이고 만날 계파로 나뉘어 자기들끼리 치고받다 망한 당이라는 소리 계속 듣다간 우리는 다 죽는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배경엔 지난 대선 패배 책임자라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그는 “저는 대선 패배의 책임이 크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무능했고 무기력했다. 그런데도 우물쭈물 시치미 떼고 있었다. 부끄럽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오는 5월 전대 구도는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당초 민주당의 5월 전대는 친노ㆍ주류 측이 내세운 김 전 의원과 비주류측이 미는 김한길 의원의 양파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컸다. 그런데 김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한 축이 무너진 것이다. 당장 관심은 친노ㆍ주류측이 내세울 대안 카드가 무엇이냐인데, 쉽게 풀릴 고민이 아니라는 점이 관건이다.

당초 김 전 의원이 친노ㆍ주류측의 지지를 받은 것은 ‘옅은 친노 색채’에다 ‘안티가 적다’는 등 때문이었다면 이제는 이같은 조건을 갖춘 인사를 찾기가 만만치 않다. 일각에선 결국 문재인 의원이 주류 대표주자로 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대선 패배 책임론 때문에라도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많다.

당권 도전 상황은 김한길 의원의 당권 도전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재선의 이용섭 의원은 유일하게 출마 선언을 했다. 강기정 의원은 오는 13일을 전후해 출마 선언을 할 전망이고 범주류 그룹에서는 4선의 신계륜 의원과 추미애 의원 등도 당권 출마를 검토중이다. 주류ㆍ친노 측이 내세울 새로운 카드가 무엇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석희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