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지난 7일 “원내 제1야당으로서 (보궐선거에)후보를 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노원병 출마 선언 이후 민주당 내에선 ‘후보를 내야 한다’, ‘양보 해야 한다’는 두 목소리가 존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후보를 낸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고민은 민주당이 단일화 없이 자당의 후보를 완주시키느냐다. 일단 안 전 교수측은 ‘단일화 한계론’을 언급하며 양보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안 전 교수측 인사 정기남 부실장은 “단일화 프레임만으론 국민 신뢰를 얻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구도다. 민주당은 후보를 냈고, 안 전 교수 측도 단일화에 목메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노원병 선거는 다자구도로 치러지게 된다. 안 전 교수와, 새누리당 후보, 민주당 후보, 진보정의당 후보 등 ‘4자 구도’. 여당 후보는 1명이고, 야당 후보는 3명이나 되면서 야권표가 갈리고 이는 결국 여당에 의석을 내줄 가능성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거 이전 ‘안 전 교수와의 단일화’ 논의가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특히 노원병 지역은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에 대한 ‘동정표’도 적지 않다. 진보정의당 관계자는 “노 대표는 지역 성당을 10여년째 다녀온 지역 유명 인사다. 노원병엔 노 대표의 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진보정의당은 안 전 교수에 대해 ‘낙마시키겠다’고 벼르고 있고, 새누리당은 ‘젊은 피’ 이준석 전 비대위원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까지 후보를 내면 야권표 분산이 더 커질 공산이 큰 것이다. 만일 선거 결과 안 전 교수가 낙선할 경우 ‘민주당 책임론’이 비등할 공산이 높다. ‘대권도 양보했는데 의석하나 양보 못하냐’는 비판 여론이다.
안 전 교수가 선거에서 이길 경우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을 걱정해야 한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을 두배이상 앞선다. 안 전 교수가 민주당 분당의 핵으로 커지는 것은 민주당에 위협 요소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노원병에 후보를 낸 것 자체가 안 전 교수에 대한 견제 차원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민주당과 안 전 교수와의 단일화 논의는 오는 11일 안 전 교수의 귀국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석희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