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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문회 정국 개시... 野 “정홍원 곱게는 못보낸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20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엔 ‘전운’이 감돌았다. ‘이동흡 사태’로 ‘검증 탄력’을 받은 야당이 정 후보자에 ‘현미경 검증’을 폈기 때문이다. 첫날 야당은 정 후보자의 국정운영 능력을, 둘째날 도덕성을 검증대에 올려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전략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20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민주당의 할 일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법 절차에 따라 집요하게 따지고 또 따지고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홍익표 의원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총리는 북핵 실험 등 위기 상황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부처간 이견을 조율해야 하는 자리”라며 “김용준 자진 사퇴 여파로 쉽게 갈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호락호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우선 검사생활만 30년간 해온 정 후보자가 국정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총리로서 국정 운영을 위해선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력과 능력이 필요한데 정 후보자의 경력은 지나치게 그 폭이 좁았다는 것이 민주당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의원별 담당 분야를 정했다. 민병두 의원은 경제민주화를, 이춘석 의원은 검찰개혁 부문을, 최민희 의원은 공정방송 부문을, 전병헌 의원은 복지 정책을 맡아 정 후보자의 업무 수행 능력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야당은 또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캐물을 예정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책임총리’ 공약의 실행 여부를 정 후보자를 통해 확인받겠다는 전략이다.

야당의 검증 공세는 이틑날인 21일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정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들은 현재까지 10여개가 넘는다.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 고문변호사 시절의 재산증식 의혹, 김해시 땅 투기 의혹, 사내 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를 했다는 의혹, 공금으로 부인을 동반한 채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 등이다.

특히 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 면제 문제는 인사청문회를 달굴 가장 뜨거운 이슈다.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 핵심 배경이 두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이었던 만큼, 야당의 집중 검증 공세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첫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4년 뒤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면제판정 1년 뒤엔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을 만큼 허리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간 앉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사법고시 준비가 가능했겠느냐는 것이 추궁 대상이다. 정 후보자 측은 ‘신검 당시 병역 검증이 셌다.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다.

정 후보자 친인척간의 수상한 현금거래가 증여세 탈루 목적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정 후보자는 2009년 아들에게 2억원, 2012년 며느리에게 1억원 등을 증여했고 외삼촌과 이모 등까지 동원돼 가족간 주고 받은 돈은 줄잡아 수억원대다. 현금에 대한 직접 증여의 경우엔 증여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친인척을 동원해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증여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다.

그는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시절 부인 동반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05년 15일 동안 멕시코, 브라질, 페루, 미국 등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경비는 수행자 포함 3900만원에 이른다.

정 후보자가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이 부분을 누락했다는 의혹과 부실 운영으로 문제가 됐던 저축은행의 법률고문을 맡았던 전력, 국민주택 청약 1순위 유지를 위해 위장전입, 2005년 7월 부인동반 외유성 출장 의혹 등 곳곳에 크고 작은 암초들도 논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특위는 22일 오후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홍석희 조민선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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