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결선투표제 전격 수용…민주 대권주자들‘ 주판알 튕기기’
文, 경선파행 우려 조기차단‘룰 바꿔도 이긴다’ 자신감
孫·金·丁 연대땐 ‘해볼만한 게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가 ‘비문(非文)연대’의 결선투표제 요구를 전격 수용하면서 민주당 대권 후보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역동성과 가변성이 증가하며 ‘흥행성’도 높아지게 됐다. ‘대승적 결단’으로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비문연대 측도 선거 막바지 합종연횡 결과에 따라 ‘해볼 만한 게임’이라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렇다면 결선투표 도입으로 경선 결과가 바뀔 수 있을까. 답변부터 하자면 ‘이변’을 가정해야 문 후보가 지는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지난 13~14일 동아일보가 실시한 민주당 내 대선 경선 후보 지지율에서 문재인 후보는 36.4%로 1위를, 손학규 후보는 16.8%, 김두관 후보는 6.5%, 정세균 후보는 2.5%, 조경태 후보는 1.0%를 각각 차지했다. 모름ㆍ무응답은 35.9%였다.
2위부터 5위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다 합해도 문재인 후보를 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문 후보의 대승적 결단의 배경에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붙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각 후보가 가지고 있는 기본 표와 인구 수가 적은 곳부터 시작해 인구가 많은 곳으로 옮겨오는 13곳 지역을 순회하는 사이 벌어질 수 있는 드라마틱한 반전 등 이변을 고려하면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또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할 후보가 누구를 지지하느냐 역시도 변수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호남 후보론’을, 김영환 의원은 ‘충청 후보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경선 흥행에 따라 줄어들 무응답층을 어떻게 끌어들이느냐도 변수로 남아 있다.
여기에 중량급 후보들의 합종연횡까지 고려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얘기가 ‘비문연대’ 후보 측 사이에서 나온다. 우선 제기되는 것은 손 후보와 김 후보의 연대설이다. 각 캠프 사이에선 이 같은 해석을 강하게 부인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경선 결과가 임박할 경우엔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 올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또 현재의 지지율로 봤을 때 문 후보가 5자 구도에서 50%를 넘기기는 어려운 만큼 결선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달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9월 16일까지 모두 13개권역을 순회하면서 모바일 투표와 시ㆍ군ㆍ구별 투표, 대의원 투표를 치른다. 문 후보가 이 투표에서 과반(50%)이 넘는 지지율을 받게 되면 결선투표는 치러지지 않는다.
문 후보가 과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다시 한 번 결선을 치르게 된다. 이때 비문연대 주자 간 합종연횡 결과에 따라 1위와 2위 후보가 뒤집힐 수 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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