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경남지사가 ‘박근혜 불가론’으로 상대당 후보 때리기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 = 역사적 재앙’이라고도 말했다. 경남지사직 사퇴를 이틀 앞둔, 대선출마 선언을 나흘 앞둔 시점에서다. 김 지사는 특유의 중후한 목소리로 ‘대선승리’를 확신했고, 문재인 후보를 ‘우연히 대선주자가 된 분’이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김 지사는 4일 국회 의원회과 소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이 돼선 안되는 이유를 4가지를 제기했다. 김 지사는 박 전 위원장에 대해 ▷군사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 주장하는 반헌법적 인물 ▷정권 실정에 공동책임이 있는 국정 파탄의 주역 ▷독선과 불통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올 사람 ▷미래가치를 찾을 수 없는 과거의 그림자 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정권이 탄생한다면 그것은 2기 이명박 정부에 불과하다. 747에 속고 또 줄푸세에 속을 수 없다”며 “이명박 정부 4년이 민주주의 퇴행을 가져왔다면, 박근혜 정권은 그보다 몇배의 가공할 역사적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강점에 대해선 지지기반의 확장성이 높고, 반대(비토)세력이 적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김 지사는 자신을 ‘서민의 후보’라 지칭하며 “그렇기 때문에 시대정신을 얻고 있다. 시대교체, 사회권력 교체에 최적임자다”며 “제가 야권 단일 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는 본선에서 박근혜후보와 맞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저는 우연히 대선주자가 된 분들과 다르다. 소년시절부터 정치의 꿈을 품어왔다”며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ㆍ백성은 가난한 것보다 고르지 못한 것을 근심한다)이라는 논어의 구절이 좌우명”이라고 소개했다. 문재인 후보가 입버릇 처럼 말하는 대선 출마는 꿈도 못꿨었다’는 발언을 ‘우연’이라는 단어를 빌어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기자간담회 뒤 가진 질의 응답에서 김 지사는 “당내 라이벌은 없고 박근혜 대표가 라이벌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안철수 교수에 대해선 “라이벌이라기 보다는 협력해서 함께 꿈꾸는 희망을 만들어가실 분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과 관련해선 “일본은 36년 대한민국 강점한 아픈 역사가 있는 나라다. 그 역사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정 맺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어긋나고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손학규 후보가 제시한 ‘영남후보 필패론’에 대해선 “경남 지사였기 때문에 영남후보로 규정되는 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계층과 계급은 동서로 나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해선 승리할 수 없다. 정책과 콘텐츠로 승부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홍석희 양대근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